모든 이야기의 끝에는
해피와 새드 그리고 열린 결말이 있다고 네가 말했어
해피엔딩이라는 대본을 들고 주인공들은 연기를 하지
새드엔딩보다 해피엔딩을 원하는 이유는 현실은 늘 새드엔딩이니까 라고 너는 말했어
당신의 속눈썹이 올라가는 높이만큼
이야기는 거짓투성이의 대본
주인공을 속이는 조연들의 잔혹한 대사가 한 씬에서 절반 이상이고
전지적 작가 시점인 시청자를 속이기 위해
작가는 밤마다 스탠드 불빛에서
무대와 지문, 얼굴, 표정, 하나하나까지 정교한 세팅을 하고
여러 개의 복선을 깔아 놓고
시청자들은 자기 나름의 전개를 상상하지
어떤 대본은 상상대로 가기도 하고 상상을 벗어나기도 하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들이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시키지만
그것들이 사실일 때가 많지
드라마에서 제일 재미없는 마지막 방송
연기자들은 축하를 하지만
시청자들은 뻔한 결론을 상상하면서
다른 채널의 드라마를 보고 있어
결론을 너무 일찍 드러낸 드라마보다
끝을 예측할 수 없는 대본이 매력적이야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모든 이야기 끝에는
뭉개진 어제가 있어 오늘이 더 빛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