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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Jul 27. 2021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자생력이라는 내공에 대하여, 터널 속에서 웅크린 그대에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학창 시절의 이야기다. 중학교 때부터 공부 강박증이 있었던 나는 지식이 짧아도 엉덩이 힘으로 전교 1등의 자리에 당도한 적이 있었다. 10대 때의 습관은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로도 이어져 밤새 공부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성취감에 자아도취적인 삶을 살았다. 젊은 시절을 도전과 성취감의 향연으로 지내 온 내게 30대라는 숫자가 주는 강압은 가볍지 않게 다가왔다. 과거의 습관처럼 밤새 무언가를 준비하는 모든 것들이 열정만으로 부딪히기에는 너무 무거워져 버린 시기라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된 것이다. '어른'이라는 타이틀 아래 조금 더 조심성을 갖게 된 내 모습이 조금은 안쓰럽게 느껴졌다.


 더 나아가, 열심히 공부를 해왔고 착하게 살아온 내가 이렇게 30대에 아무런 보상(?) 없이 살자니 문득 삶이 덧없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나는 분명 사회에서 말한 대로 공부에 열심히 정진하고,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고, 비교적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했는데 이상하게 30대가 되면서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내 인생에 대한 배신감이 불현듯 느껴졌다. 삶이 나를 속이는 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 터널 속에서 지내던 나에게는 내공이라는 힘이 생겼다. 나 스스로가 벌떡 일어날 수 있는 힘, 비록 마음속에서는 말 못 할 이런저런 상처가 묻어 있지만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상황을 만들려고 하는 힘. 이러한 '자생력'이라는 내공이 쌓이면서 나의 외로움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침체적인 시간의 어려운 터널을 건넌 많은 사람들은 아마 공감할 것이다. 나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그 시간이 다시 출발할 수 있는 터널 속 마지막 단계라는 것을.


 터널 속에서 끝없는 어둠 속에 지친 그대에게 오늘은 한마디 건네주고 싶다. 그 터널의 끝은 나 자신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자생력이라는 빛이 기다리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삶이그대를속일지라도 #터널속의내공 #자생력이라는힘 #이런시기 #저런시기 #인생은장거리마라톤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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