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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Aug 30. 2021

<천문>과 독자성

장영실의 천재성과 그걸 지켜보는 왕, 세종대왕 l 조선시대 영화

■키워드- 독자성


화폐에 실린 조선시대의 왕이 있다. 세종대왕. 조선시대에 세종대왕의 업적은 국사시간, 사회시간을 포함하여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국경을 수비하고, 조선시대의 4대의 왕으로 괄목할만한 업적을 남겼다는 것은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알 것이다. 영화 <천문>은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국의 사대관계와 소중화 사상이 남아있던 시절 세종대왕과 장영실이 하는 대사를 들어보면, 당시에 조선시대의 왕은 중국의 왕보다는 하위의 개념으로 여겨지곤 했나 보다.


"명나라가 없으면 조선이 망하느냐? 조선은 조선만의 언어와 시간이 있어야 한다"


옛날 사람들은 하늘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을 크게 가졌다. 개기일식, 달 모양의 변화, 강수량, 별의 움직임 등을 통하여 농경의 단서를 얻기도 하였고, 주술 의식처럼 자신들의 기원과 나름의 의식을 펼치기도 했다. 그렇기에 기상이라는 천체의 움직임과 백성, 왕과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었다. 선덕여왕대의 첨성대의 건립이 그러하였으며, 세종대 왕대의 장영실의 혼천의, 측우기, 자격루 등의 천문기구들이 그러할 것이다. 조선만의 언어와 시간을 갖게 되는 출발점이 되는 세종대왕의 업적. 그의 업적은 이렇게 신분에 상관없이 열려있는 인재 등용과 명나라에 속국처럼 소속시키지 않으려는 그 시대의 하늘의  뜻을 왕이 대신 행하였던 것은 아닌지, 역사적 상상력을 덧붙여본다.


의금부에서 아뢰기를,

"대호군(大護軍) 장영실(蔣英實)이 안여(安輿)를 감독하여 제조함에 삼가 견고하게 만들지 아니하여 부러지고 부서지게 하였으니, 형률에 의거하면 곤장 1백 대를 쳐야 될 것이며, 선공 직장(繕工直長) 임효돈(任孝敦)과 녹사(錄事) 최효남(崔孝男)도 안여(安輿)를 감독하여 제조하면서 장식한 쇠가 또한 견고하게 하지 아니했으며, 대호군(大護軍) 조순생(趙順生)은 안여가 견고하지 않은 곳을 보고 장영실에게 이르기를, ‘반드시 부러지거나 부서지지 않을 것이오. ’라고 하였으니, 모두 형률에 의거하면 장형 1백 대를 쳐야 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장영실에게는 2등을 감형(減刑)하고, 임효돈과 최효남에게는 1등을 감형하며, 조순생에게는 처벌하지 않도록 명하였다. (세종실록 96권)* [참고:나무위키-장영실]


영화에서는 이 부분이 주요 내용으로 나오면서 안여가 견고하지 않아 훗날, 장영실을 형률에 처하게 하는 것을 자세하게 다룬다. 그 과정에서 왕과 신하가 나누는 대화가 가슴을 적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하는데, 둘이 별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전하가, 저의 북극성이옵니다."라고 말하며, 그에 대한 화답으로 "이도, 영실"을 써서 보내는 세종대왕의 모습을 볼 때 왕과 신하의 관계와 도리란 바로 이러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조선시대에 제4대 왕 세종대왕을 거치면서 훈민정음이 반포되고, 다양한 천문 측량기구들이 만들어지면서 우리는 언어와 시간의 독자성을 비교적 독자적으로 갖추기도 한다. 특히, 백성들도 쉽게 쓰고 따라쓸 수 있는 언어가 만들어 짐에 따라서 기존의 양반들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한 언문의 자유와 평등한 지식의 사회로의 접속을 비교적 빨리 왕권 초기에 만들었다고 할 수 있겠다. 과학자이고, 기술자이자, 천문학자로 기록되고 있는 장영실. 그리고 그를 선택하여 과감 없이 능력을 발휘하게 했던 시대의 선구자, 세종대왕의 담담한 이야기가 그려지는 영화 <천문>을 다가오는 선선한 계절 9월에 감상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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