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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Oct 17. 2021

<두 번 할까요>와 애증

송블리의 키워드로 영화 읽기 l 권상우&이정현 주연의 영화

■키워드- 애증 (스포 있음)


이혼 선언문을 먼저 외치는 <두 번 할까요>의 별난 부부 l 왜 이러는 걸까요?


성혼선언문보다 이혼 선언문을 먼저 외친 유별난 커플이 있다. 여기 신랑 권상우(현우)와 신부 이정현(선영)의 이야기이다. 영화 <두 번 할까요?>는 그 제목이 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이렇게 이혼식, 결혼식으로 그려나가며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더해나가고 있다. 오랜만에 스크린관에서 보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주인공 권상우와 데뷔 이후 우리 곁에서 한결같은 동안 외모로 많은 작품에서 활약을 보여주는 사랑스러운 배우 이정현. 그와 그녀가 보여주는 코믹 연기와 진정성이 돋보이는 연기로 이 영화 <두 번 할까요>를 보고 나면 가라앉은 기분이 한층 유쾌하게 변화한다는 소문이 있다.


권상우(현우), 이정현(선영), 이종혁(상철) 주연의 영화 <두 번 할까요>. 그 통통 튀는 영화 제목만큼이나 주연들의 통통 튀는 연기가 기다리고 있는 이 영화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권상우(현우)와 이정현(선영)은 결혼 3년 차에 본인 들의 인연을 종료하고 "이혼식"을 갖는다. 그렇게 사랑하는 지인들 앞에서 강렬한 부부 해산식을 선포한 이 둘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며 왜 결혼은 하지 않았고, 결혼 3년 차에 이혼을 했는지에 대한 나름의 이유를 설명하며 본인들의 결혼에 종지부를 찍고자 한다. 그렇지만 왠지 이 부부의 인연은 여기에서 끝날 것 같지만은 않은 직감이 든다.


동창 상철의 등장으로 다시 보게 된 선영의 매력과 흔들리는 현우의 마음 l 둘은 확실한 애증의 관계


영화에서 권상우(현우)는 한 속옷회사를 다니며 어떤 고객의 컴플레인을 접하게 된다. 이 컴플레인이 회사에 접수되어 난처한 상황이 되었는데 이 상황을 잘 풀어준 동창을 만났으니 그는 이종혁(상철)이다. '사철탕'으로 동창 중에서 기막힌 인연이 있는 사철이 (상철은 과거 친구들에게 사철이로 불린 모양이다.)를 만나 위기의 상황도 모면하고 성인이 되어 만난 그 들의 모습이 꽤 유쾌하게 그려진다. 한편, 이혼 선언문을 외쳤음에도 서로의 위기상황에서 알게 모르게 의지하며 찐 '애증'의 관계로 남아있는 권상우(현우)와 이정현(선영).


이정현(선영)이 팔이 다쳐 깁스를 했을 때 그가 이정현(선영)을 위해 돌봐주는 행동과 다정함은 이 둘이 이혼식을 한 부부가 맞는가? 에 대한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정현(선영)이 이별의 허전함으로 한강에서 술을 마시고 응급실에 달려왔을 때에도 그녀의 곁을 지켜주는 권상우(현우)의 통곡을 듣고 있노라면, 이 두 부부가 정말 이별을 선언한 부부가 맞는가? 에 대한 생각도 든다. 그렇게 애증의 연결고리가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이 부부는 '쿨하게 헤어지지 못한 채'로 서로의 곁에 남아서 서로의 위기상황을 지켜주고 안아주고 보듬어 주고 있었다.


하지만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영화와 말이 있듯이, 어디 그 현실을 헤쳐나가고 삶을 함께 살아가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인가? 이정현(선영)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결혼을 하게 된 상황 속에서 자신이 어떠한 문제가 있어서 둘이 살게 되는 것이 아닌, 문제가 없더라도 괜찮은 혼자일 때 둘이 살고 싶다는 고백을 하면서 '결혼'과 '개인'의 문제가 이렇게 참 어렵고 복합적인 문제라는 것을 영화 속 대사를 통해서 알려준다. 이러한 마음의 고백은 어떤 사건으로 말미암아 발화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동물병원의 어엿한 원장이 되어있는 이종혁 '상철'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권상우(현우)와 이종혁(상철)은 자연스레 일상, 만나는 사람, 결혼과 이혼에 대하여도 이야기하게 된다. 어린 시절 교복만 입고 순수하게 만나던 두 사람이 이렇게 사회인이 되어 의젓하게 하는 대화를 보고 있자니 참, 감개무량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권상우 (현우)는 예전 마누라가 "또라이"였다고 말하면서 헤어질 때 이혼식을 요구했다고 말하며 자신의 돌싱인 상황을 말한다. 한편, 이 "또라이" 이정현(선영)을 한강에서 우연히 구해주게 된 이종혁(상철)은 잘해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며 한 사람에 대한 두 사람의 다른 감정과 생각을 볼 수 있는 데 그 장면이 참 웃기고 재미있었다.


비 오는 날의 특별한 결혼식과 하늘이 정해준 인연, 부부


그렇게 이종혁(상철)의 등장으로 서로의 속마음을 확인한 권상우(현우)와 이정현(선영). 권상우(현우)는 잠시 해외를 다녀오고, 이정현(선영) 역시 한국에서 멋진 생활을 하며 각자의 길에서 인생의 무게를 견뎌낸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난 이 부부 권상우(현우)와 이정현(선영). 그 둘은 그렇게 잊으려고 해도 잊어지지 않고 서로의 마음속 한 편을 차지하며 은근한 애증의 끈으로 연결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반려자가 되기를 마음먹는다. 그렇게 둘은 결혼식에서 아주 행복하고 멋진 모습으로, 영화 초반에 보여준 이혼식보다도 훨씬 더 멋진 모습으로 결혼식이라는 소중한 식의 주인공으로 나와 영화 속에서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보면, 영화의 제목 <두 번 할까요>가 참 익살스럽게 느껴지면서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게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다. 만남과 결합에 있어서 우리가 조금 더 신중함을 가지고 결혼의 무게를 재고 따져보는 자세도 요구되는 것은 '결혼'은 단순히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연애라는 것을 넘어서서 끝까지 함께 살아가고, 공감하며, 삶이라는 모습을 꾸려나가야 하는 동반자적 관계의 인생의 파트너와의 협력식(?) 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두 번 할까요>에서 보여준 그들의 사랑과 증오의 모습. 애증의 관계를 보면서 우리들이 함께 살아가야 할 '동반자', '반려자'의 모습과 관계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번 주말에 한번 감상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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