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븐니 Nov 01. 2021

<친절한 금자씨>와 그로테스크

송블리의 키워드로 영화 읽기 l 금자 씨의 메이크업과 복수 방법

■키워드- 그로테스크 (스포 있음)


2005년 한국 영화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영화가 있다.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 씨>이다. 이영애, 최민식 주연의 이 스릴러 영화는 어린 시절에 본 기억으로는 '너나 잘하세요'라는 명대사가 기억에 남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에 넷플릭스를 통하여 <친절한 금자 씨>를 다시 보니, 영화의 연출 방식이 뮤직비디오처럼 화려하고 색채감 있게 그려졌다는 느낌을 준다. '친절하게 보일까 봐, 분홍색 셰도우를 사용했다는 금자'의 영화 속의 대사처럼, 그 금자 씨의 메이크업과 진분홍색의 눈두덩이는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강렬한 시각적 인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이 영화를 다시 보니 조금은 그로테스크한 기분이 들었다.


사전에 '그로테스크' 검색하면, 기괴한 느낌이라는 설명을 찾아볼  있다. 금자 씨는 20 이라는 나이에 어떤 살인 사건의 죄로 인하여 감옥에 간다.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로, 언론에서 그녀의 미모는 집중되었으니 그녀는 어쩌다가 이러한 상황을 마주하였을까. 교도소 안에서는 성실하고 모범적이며, 조용조용한 친절함으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친절한 금자 '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친절한 금자 , 그녀가 출소하는 순간  교회의 사역자는 그녀에게 두부를 건넨다. 그리고  명대사가 탄생한다. '너나 잘하세요.'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대사 말이다.


13년의 복역생활을 마치고, 출소 이후 그녀는 한 빵집에서 케이크를 만들면서 일상을 보내고자 한다. 그리고 자신이 감옥에 대신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만든, 백 선생(최민식)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교도소 생활에 만났던 그녀의 동료들로부터도 도움을 얻어, 금자의 복수는 성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영화를 보면, 금자가 왜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지, 백 선생은 어떠한 방식으로 죄를 지었는지 나와있는데 이 장면이 씁쓸하면서도 잔혹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혹은 그들) 복수 방법 역시 약간은 기괴한 느낌을 주어, 그로테스크함이 느껴졌다.


내로라하는 도시의 한 영어선생으로 그려지는 백 선생, 그에게 사람들이 왜 그런 잔혹한 짓을 저질렀냐고 묻자 그는 말한다. "모든 게 완벽할 순 없다."라고 말이다. 도시의 삶에서 기형적인 인간상의 모습을 그린 영화가 하고 싶은 말은 이 백 선생의 말에 있었을까? 아니면 친절한 금자 씨의 친절하고도 강렬한 메이크업에 있었을까? 영화를 보면, 약간은 자극적이고 강렬한 장면들이 나오기에 눈을 조금 감을 수 있는 장면도 있었다. 이 영화를 10월 초에 보았는데 한 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리뷰를 쓰는 것은, 그 이야기가 조금은 씁쓸하고 어떤 영화보다도 여운이 크게 남아 잠시 마음속에 묵혀둔 뒤,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여서였다.


그만큼, 유명하고 센세이션 한 영화라고 해서 쉽지만은 않고 어려운 주제와 모습을 담고 있는 <친절한 금자 씨> 그로 인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그로테스크한 감정들과 여운. 도시들의 모습들과 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정말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은 맞는 것인가? 영화가 말해주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우리가 보지 못하는 맹점들이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어떤 기형적인 인간의 모습을 통해서 경각해야 할 점들은 무엇일까? 에 대한 다양한 교차점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이 영화에 대한 리뷰를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이렇게 <친절한 금자 씨>의 영화 리뷰를 마쳐보고자 한다.

이전 15화 <좋아해 줘>와 메신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