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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무진븐니씨 Jul 30. 2021

<디스트릭트 9>과 외계인

이질적인 생명체와 변이 되는 주인공, 크리스.

■키워드- 외계인, 통제


평소에 잔혹하거나 선정적이거나, 깊은 철학을 요구하는 작품은 거부하는 경향이 있어 보지 못했을 수도 있을 법한, SF영화 <디스트릭트 9>. 2009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요하네스버그에서 벌어지는 외계 생물과 통제에 관한 영화이다.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정치현상과도 연관성이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가 되는데, 나는 보는 내내 외계 물질에 감염된 '비커스'라는 인물이 걱정이 되어 간을 졸이면서 감상하였다.


영화는 이렇다. 외계인 수용 구역 '디스트릭트 9'에 질서가 잡히지 않자, 외계인 관리국 MNU는 이 구역을 철거하기로 결정한다. 그중 책임자 비커스(인간)가 외계 물질에 노출되어, 유전자 변이 과정을 겪는다. 인간에게 외계 물질이라는 이물질이 작용하여, 외계인으로 변이 되어가는 비커스. 한편 '크리스'라는 친구를 만나며 자신의 변이를 막을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기도 한다.


 한편 정부는 이물질(외계 물질)에 감염된 비커스가 신무기를 가동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판단하에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많은 프론(외계 생물) 속에서 자신을 감추고, 정부로 부터도 자신의 존재를 숨겨야 하는 그의 상황. 비커스는 자신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영화는 이렇게 이물질에 감염되어 본래의 모습을 잃어하는 비커스를 비춰주며 종료된다.


 다시 한번 영화를 음미하는 차원에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디스트릭트 9는 외계 생물들이 살고 있는 임시 거주지이다. 그런데 이 생물체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고 마찰이 일어난다. 그 과정에서 이들을 통제, 감시, 이동시켜야 하는 책무를 지닌 비커스는 외계 물질에 감염이 되고 오히려 정부의 통제의 대상이 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는,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정책에 대한 영화의 반성의 목소리이기도 할까?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좀 더 심도 있게 감상하도록 하는 대목이다.


오늘도, 차별과 차이, 분리와 통제, 억압과 감시라는 문제는 다양한 국가, 사회, 문화 속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문제이기에 여간 예민하고 쉽사리 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그 문제의 원인이 되는 역사와 상황적 배경을 이해하고, 서로의 차이와 다름을 인정할 때에 우리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보다 현명하게 풀 수 있는 사회의 성인이 될 것이다.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디스트릭트 9>을 보며 오늘도, 한층 더 성장하는 문화이기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원래는 분리·격리를 뜻하는 아프리칸스어이다. 남아프리카에서는 약 16%의 백인이 84%의 비백인(非白人)을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으로 차별해 왔다. 백인우월주의에 근거한 이 인종차별은 17세기 중엽 백인의 이주와 더불어 점차 제도로 확립되었는데, 1948년 네덜란드계 백인인 아프리카나를 기반으로 하는 국민당의 단독정부 수립 후 더욱 확충·강화되어 아파르트헤이트로 불리게 되었다. 

※참고: [네이버 지식백과] 아파르트헤이트 [Apartheid]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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