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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많은븐니씨 Nov 14. 2021

블리 연애 역사- 썸을 포기한 아쉬운 순간 Best.3

이 시대의 대표 캥거루족 C.E.O 캥블리 l 사랑의 쫄보 히스토리

로맨스 드라마, 영화에 대한 리뷰와 작품들을 지켜보니 나의 과거 썸&연애의 현장들이 생각나면서 정말 내가 생각해도 '이불 킥'을 하고 싶고 '찌질함'이 묻어나면서 쥐구멍에 숨고 싶었던 나의 행동들, 그의 표정들이 생각나면서 왠지 짠해졌다. 어린 시절의 연애의 웃픈 기억들을 생각하면 그래도 어린 시절의 철부지가 저지른 행동들이기에 매우 창피하면서도 나름..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썸을 타려다가 아쉽게도 마무리 한 몇 몇의 순간들을 회고하여 앞으로의 연애 사업에 대한 정책을 수정하고 다듬어 나가고자 한다.



3위) 썸남이 마음에 들었지만, 나보다 너무 출중한 스펙에 '마음이 쫄려' 나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던 나날.


내가 2009학년도에 학교에 입학해서 가장 눈을 먼저 뜬 것은, 대학생들의 대외활동과 전공에 알맞는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었다. 그렇게 자격증 l 대외활동 l 제2 전공 선택 l 혹은 제3 전공 이수 (최종 3전공은 하지 않음)까지 많은 고민에 고민을 하면서 대학교를 초등학교 같이 6년간 다닌 점은, 내가 꿈꿔온 대학 생활에 아낌없는 열정과 투자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평소에 학구열도 높고, 인정에 대한 욕망이 높았기에 그렇게 '스펙 병아리'시절의 야망을 가진 채 오랜 기간 고학번 좀비 언니는 취업&사회생활 진출에 더 유리한 경험을 쟁취하고자 학교에 남아 있었으니.. 그렇게 많은 활동을 하다 보니 오히려 계절학기를 들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렇게 들뜬 캠퍼스의 햇병아리 시절을 보낼 무렵 (교양 과목을 마치고 전공과목에 눈을 뜰 무렵) 한 남학우와 소개팅을 하게 되는 좋은 기회가 생겼다.


마음에 들었던 소개팅 상대분이 있었는데 외모도 훤칠하고 운전도 잘했으며, 심지어 다정한 말투까지 장착하고 있었다. +ㅁ+ 너무 멋있지만 그러한 점이 오히려 같이 있기에 불편한 점을 제공하였다. 나와는 다른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썸을 지속하기 에는 다음 생에 내가 아주 빼어난 팔방미인이라든가, 그보다 더 멋진 스펙을 가진 먼 훗날 다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말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오는 연락에 뜨뜻미지근하게 답장을 하며 좋아하는 마음을 중단시켰다. 그리고, 그때에는 연애보다도 나의 활동들을 집중할 수 있는 시간들이 더욱 좋았기에, 아무리 좋은 분이어도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지는 않았던 듯싶다.


2위) 헌팅으로도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옛 남친과 '학교'가 겹쳤을 때 포기


20대에는 종종, 꾸.꾸.꾸 메이크업( 꾸미고 꾸미고 꾸민 메이크업)을 하면 길거리 소개팅이라고 불리는 '헌팅'이 들어왔다. 그러면, 어린 시절에는 카카오톡 친구 수 늘리는 이상한 목표(?)가 있어서 지금보다는 비교적 쉽게 원래의 번호를 알려주었다. 그래서,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느낌 좋은 상대분과 가벼운 식사를 하게 된 적이 있었다. 그렇게 으레 첫 만남에서 할 수 있는 대화를 하고 있던 중에, 이 분의 출신 학교 중, 아주 오랜 기간 만난 남자 친구의 학교가 겹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예전 분에 대한 뭔가에 의리가 들어서, 아주 좋은 느낌의 사람이었지만 한 번의 식사와 몇 번의 대화로 만남을 서서히 멈춘 적이 있었다.


아주 어린 시절, 20대 초반에 가장 새콤달콤한 연애를 했던 사람의 학교와 겹치면, 왠지 예의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이 기분은 뭐람? 또 한 가지는 원래.. 첫인상만 보고 만나는 만남보다는 오랜 기간 비교적 같은 모임이나, 동아리, 혹은 신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교류를 한 믿을 만한 관계에서 오는 만남이 더 선호되는 개인적인 소신도 있었다. 이러한 저러한 이유로 청춘의 한 아름다운 상대분과의 썸을 종료해야 했다. 이 이야기는 매우 오래 전의 일들이므로 상대방의 기억에서는 내가 잘 또렷하게 기억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역사를 잘 기억해내는 나의 특유의 기억력으로 썸을 포기해야 하는 2순위를 몇 자 기록해 본다.  


1위) 외모적으로 역대급 나의 스타일이었지만, 사는 곳의 '차이'로 인하여 마음을 놓은 순간


나는, 한국이라고 해도 지역적인 문화와 관습이 조금이 다르다는 것을 커가면서 점점 느낀다. 우리 할머니의 도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수도권, 그리고 서울특별시의 문화가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드니 말이다. 당연히 장소마다, 한 마을의 풍습마다 문화가 조금씩 다른 것일까..? 아니면 나의 주관적인 느낌인 걸까..? 그렇게, 외모적으로 지금껏 만난 사람 중 가장 나의 이상형에 100% 가까운 사람과 썸을 타게 되었으니 이 사람은, 나의 SNS나 이별의 시에서 주로 자주 등장하는 사람이다.


엄밀히 따지면, 첫 썸은 '인사동'에서 시작되었는데 그 사람이 사용하는 말과 성향은.. 사는 곳의 차이인지 사람의 차이인지 나에게 조금 어려웠다. 진짜 멋있는데, 뭔가 내가 포용할 수 없는 어떤 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니 다가가기가 조금 머뭇거려졌다. 나의 과제나, 학업, 대외활동, 사회활동의 어떤 결정에서는 꽤 과감하게 선택하고 결정하지만 왠지.. 남녀 관계에서 나는 별로 자신이 없어지는 부분이 있다. 나의 이러한 점을 보여주면 좋아할까? 싫어할까? 에 대한 생각이 들고, 또 차이로 인해서 만남이 멈춰질까? 에 대한 겁도 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어찌 되었든 가장 그리워하는 이 분과 나의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이렇게 보니, 연애를 안 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를 모르겠다. 썸만 타다가 좋은 감정이 종료된 적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시작'만 있고, 발단-전개-위기-결말 같은 어떤 짜임새 있고 '사랑'이라 부를 만한 감정의 롤러코스터도 많이 겪어 보지 않았으니 감히 '연애'와 '사랑'이라는 주제를 논할 때마다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만남과 연애에 대한 시도는 나에게 어떤 자신감과 인간으로서의 매력을 상승시켜준 부분도 있기에 나쁘지 만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나이가 들면, 썸을 타기도, 연애를 하기도 조금 쉽지 않은 머릿속 계산이 앞서는 날들이 온다. 그렇기에 나는, 이런 머릿속 계산이 들기 전에 한 사람을 깊게 알아가는 연애를 해볼 것을 추천하면서 (다양한 사람과 많은 연애를 하는 것도 장점은 있다.) 그런 연애를 지속해온 어떤 이들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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