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Quat Mar 18. 2022

인생 노잼 시기, 지금 당신은 어떤가요




오늘 인스타그램을 보던 중, 흥미로운 게시물 하나가 있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라는 드라마에 나온 장면을 캡처한 게시물엔 한 남자와, 그 남자보다 어린 여자가 나눈 대화가 있었다.



자신의 고민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여자의 말에 남자는 그게 무슨 뜻이냐며 되물었고, 남자의 질문에 여자는 자신의 인생이 너무 재미없다고 대답한다.



누구보다 재미있게 사는 거 아니었냐는 남자의 물음에 '재미가 없으니까 자꾸 일을 만드는거다'라는 대답을 하는 여자.



그러면서 자신과 친한 누군가의 이름을 말하며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무슨 일이 반드시 생긴다는 말을 한다.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은 내 인생이 너무나 지겹고 재미없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이른바 '인생 노잼 시기'라는 이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게 찾아온다.



취업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가 되기도 하고,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진 후 찾아오기도 하며,


직장 생활을 하며 잦은 야근이나 회식 후 집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우며 '내 인생은 왜 이렇게 재미없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한다.



사람마다 시기는 다르지만 이 '인생 노잼 시기'의 공통점은 바로 '현재가 불안할 때'이다.






다양한 이유로 인생이 재미가 없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 모습들을 크게 2가지로 합쳐서 분류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아무것이라도 하는 사람'이 있다.



글 서두에서 언급한 드라마 속 여자는 후자쪽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나같은 경우에는 후자보단 전자쪽의 행동을 취하는 사람이지만, 후자의 경우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쉬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사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무것이나 하는 것보다 훨씬 힘들다.



인생이 재미없을 때 집에서 하루종일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는 사람들도 그 생활이 지속되다보면 문득 밖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또한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것 저것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것에 흥미를 느끼게 될 수도 있다.



전자든, 후자든 자신의 성향에 맞는 방법으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새로운 것에 도전하거나 새로운 무언가에 흥미를 가진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한 가지 방법을 너무 오랫동안 지속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나는 인생 노잼 시기가 찾아온 적이 많진 않지만, 한 번 찾아오면 길게 휴식을 취하는 편이었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3일 이상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며 하루를 보내기도 했었다.



'적당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기에 나에게 지나친 열정을 요구하면 오히려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많은 사람들이 인생 영화로 꼽는'위플래쉬'를 보면서도 전혀 공감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지나친 열정으로 일을 하거나, 사람을 대하는 사람들이 번아웃이 된 것을 많이 봐서 그런지 미친 듯이 한 분야를 파고드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런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방법이 정답이라고도 생각하진 않는다.



힘든 일이 있을때마다 내 나름대로의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보니 휴식없이 힘듦을 견디며 달려나가는 사람들에 비해 성장속도의 차이도 있고, 자기 자신을 이겨낸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은 것에 도전하고 이뤄가는 모습들을 보며 부러워한 적도 있다.



인생 노잼 시기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게을러지기 쉽다는 것이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라는 속담처럼, 휴식은 달콤하지만 그만큼 편안함을 느끼게 해줘서 벗어나는 것이 어렵다.



퇴근 후 지친 상태에서 침대에 누운 후에 '딱 5분만 쉬었다가 씻자'라고 생각하더라도, 그 시간이 정확히 5분이 될 거라는 보장은 없다.



결국 휴식이라는 것도 어느 정도의 의지를 가진  사람에게 의미있는 것이지, 게으른 사람에게는 휴식이 아닌 나태가 더 올바른 표현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아무것이라도 하는 것'이 인생 노잼 시기를 탈출하는 빠른 방법일까?



그것도 아니다.



물론 행동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고 있고, 작은 행동 하나가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진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것이나 한다고 꼭 의미있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연애를 많이 한다고 해서 연애를 '잘'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양과 질은  비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비례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많은 것을 경험해보는 것은 자신에게 득이 될 수도 있지만 그 경험들이 꼭 좋은 방향으로만 작용한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며, 인생 노잼 시기를 벗어나기 위해 많은 것을 했는데도 여전히 인생이 재미가 없다면 그 사람은 경험을 하기 전보다 더 큰 우울감을 느낄 수도 있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자신이 현재 상태를 돌아보고 거기에 적합한 선택을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평소같았으면 인생이 재미없을 때 휴식을 취하는 나와 비슷한 성향이라도, '아직 해볼만한데?'라는 생각이 든다면 조금 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기도 하고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항상 약속이 있는 사람도 막상 그 만남들이 즐겁지 않다면 혼자 있는 시간을 좀 더 가져볼 필요가 있다.



인생에는 답이 없고, 애초에 있을 수가 없다.



만약 답이 있었다면 '인생 노잼 시기'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말이다.



비슷한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결정을 하는 것처럼, 자신에게 편한 방법을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내게 익숙한 행동들이 오히려 나에게 좋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아무리 인생이 재미없더라도 하루, 한 주, 한 달 간 당신이 웃는 순간이 분명 한 번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절대 그 순간을 별 것 아니라고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인생의 매 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그래도 하루에 한 번 정도 진심으로 웃을 일이 생기고 그런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사실 당신의 인생은 노잼이 아닐 지도 모른다.



언제부턴가 당신은 당신도 모르게 '하루 하루가 노잼'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있을 수 있다.



안경을 벗고 세상을 바라보는 순간부터, 어쩌면 당신은 어제와는 전혀 다른 오늘을 보내게 될 지도 모른다.

이전 04화 상처받기 싫어서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못할 때가 있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