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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Quat Apr 08. 2022

'비효율적'으로 살면 어디가 덧나나요?


이 세상엔 남들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주 많다. 한때 내가 너무 막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자기 분야에서 이름을 알린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삶을 살게 되었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다. 유튜브에서 'TED'나 '세바시'같은 강연 프로그램을 찾아보며 그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게 되었고,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이루었는지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여러 개의 영상을 찾아보면서 느낀 점이 몇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강연을 하는 사람들마다 삶의 목표가 생기게 된 시점은 모두 달랐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뚜렷한 꿈이 있었던 사람도 있었고, 전혀 다른 분야에서 종사하다가 우연한 계기를 통해 목표를 수정하게 된 사람들도 있었다. 불의의 사고 때문에 잘 나가던 일을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된 사람도 있었다. 자의든, 타의든 간에 그들 모두가 똑같은 방식으로 목표를 설정한 건 아니었다.



두 번째로 느낀 점은 자신만의 목표를 달성하게 된 방법도 사람마다 달랐다. 시간 단위로 하루를 쪼개 일일계획표를 세우는 사람, 하루 목표치만 정해놓은 뒤 그것을 하는 시간은 별도로 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게 된 시기도, 그것을 이룬 방법도 제각각이었지만 그들 모두 딱 하나 해당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매일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무언가를 했다는 것이다.








오래전에 TV에서 훈련하던 김연아 선수를 인터뷰한 영상을 본 기억이 난다. 그렇게 힘든 훈련을 할 때 무슨 생각으로 버티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연아 선수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냥." '닥터 스트레인지'와 '셜록' 등 한국 사람들에게도 잘 알려진 할리우드 배우인 베네딕트 컴퍼배치도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Just Do(그냥 해)!"



 





요즘 사람들은 '비효율적'인 것을 매우 싫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기에 무슨 일을 하든 최단 루트로 가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굳이 쓸데없는 힘을 들이는 것보단, 조금 더 편한 방법이 있다면 사용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 문제는 효율적인 것을 찾는 게 아니다. 비효율적인 행동 자체를 아주 싫어한다는 것이다.



10년 동안 걸릴 일이 있다. 효율적인 방법을 사용한다면 10년이라는 기간을 절반인 5년으로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도 5년은 그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 5년을 다시 3년으로 줄이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효율성을 위한 이유만으로 사람들은 쉽게 그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 생각만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운이 좋게 3년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해보자. 그래도 3년 동안은 그 일을 매일 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여러 SNS를 보다 보면 사람들이 '효율성'에 얼마나 집착하고 있는지 보인다. '인간관계를 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일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 '연애를 잘하기 위한 10가지 방법' 등 '~을 잘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이 있으면 사람들은 그것에 집중한다. 얼마나 비효율적인 걸 싫어하는지 '효율적으로 쉬는 방법'이라고 관련된 영상들도 많다. 우리는 쉬는 것조차 비효율적인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쉴 때만이라도 좀 편하게 쉬면 안 되는 건가?



무엇이든 잘해야 하고, 못하는 것이 용납될 수 없는 사회엔 반드시 낙오자가 생긴다. 이것은 어느 분야에서든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이다. 문제는 '일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면, 일적인 분야 외에서도 잘 해내지 못한다는 이미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일 외의 실수에 대해서도 일을 잘하는 사람의 실수엔 관대한 반면, 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실수를 하면 '쟤는 일도 못하면서 저런 것도 못하네'라고 수군거리기 십상이다.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 이 말은, 반대로 모든 것을 못 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유명한 작가인 톨스토이는 심한 악필인 탓에 자신의 아내가 원고를 교정해줬다고 한다. 세계적인 작가인 그도 글씨를 잘 쓰진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톨스토이를 악필이라고 놀리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들에게 그는 꾸준히 글을 써서 좋은 작품들을 남긴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인 것이다.



삶은 때로 우리에게 불가피한 선택을 강요하기도 한다. 그 선택은 너무나 비효율적이고 불합리해서, 선뜻 선택하기가 두려워질 때도 있다. 평소 효율적으로 사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때로는 그런 시간들이 필요할 때도 있다. '왜?'라는 이유를 고민하기보다는 행위에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어느 순간 상황이 좋게 풀리기도 한다.



효율성은 정답이 아니라, 좀 더 빨리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효율성과 비효율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어떤 일이든 효율적으로 행동하는 방법을 알아도 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겠는가. 사람들은 비효율적이더라도 결국엔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을 좋아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비효율적이더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일단' 해봐야 한다. 하지 않으면 그것이 돌아가는 길인지, 지름길인지 알 수 없다. 돌아가는 길이면 어떠랴. 다음번엔 지름길로 갈지도 모른다는 것, 바로 그게 인생인 것이다. 당신의 삶이 달라지길 원하는가? 방법은 단 하나다. JUST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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