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유리
너 아닌 다른 누구를 좋아할 수 있을까.
예전엔, 그럴 수 없다고 믿었겠지.
내 마음을 밝힌 사람은, 너 하나밖에 없었으니까.
사랑은 아팠다.
깨진 유리 조각처럼 눈에 보이지 않은 작은 파편들이,
끝까지 날 따라오겠지.
하지만, 여전히.
나는 사랑을 원했다.
깨진 유리는, 파도에 마모된다.
동글동글, 바다 유리가 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언젠가 그 잔여물도, 아름다운 빛을 띠게 될 테니까.
나는 주저하지 않고 사랑하겠어.
네가 희미해진 그 틈을 타 내게 들어온 새로운 계절은,
너와 함께한 계절과 달랐어.
모든 게 처음이었던 너와는, 분명 처음이란 특별함이 있었겠지.
너 아닌 다른 누구를 좋아할 수 있더라.
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게 낯설지만, 사실이야.
그러니까 너도 좋은 사람 만나.
아주 가끔, 내 생각도 하고.
우리는, 지금까지도 첫사랑으로 묶여있을 테니까.
처음의 그 미숙함 그대로, 머물러 있을 거니까.
언제든, 다시 되돌아보길.
사랑은 끝나지 않아.
다만, 그 모양이 조금 달라질 뿐이야.
그래서 나는, 또다시 사랑을 배워가고 있어.
이번에는, 나 자신부터 사랑하는 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