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문턱에서

모든 것은, 미화되기 마련.

by 공운

겨울이 지나면, 다시 새순이 난다.

나의 마음도 봄이 올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다.


햇살은 교실 안으로 흘러 들어왔다.

텅 빈 자리마다, 너의 흔적이 조금씩 희미해지고 있었다.


너와 함께했던 길을 걸을 때,

멀리서 네 이름이 들려올 때,

나지막이 미소 지을 수 있게 됐다.


너의 웃음소리는 아직도 맑고,

내가 좋아하던 그 다정함도 여전하겠지.

하지만 이제는, 그게 없어도 살아갈 수 있음을 알아간다.


철없던 그 시절,

우리는 나름의 모자란 사랑을 했다.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이제는 너의 선택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나는 끝내 너를 미워하지 못했으니까.

그저, 너도 나를 많이 미워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 시절, 서로만을 향했던 순수한 마음은

녹아 흘러내려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걸 깨달은 건,

이미 너의 기억 속에서 내가 사라진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