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

모든 게 멈춘 듯 한.

by 공운

오랜만에 너와 함께 들었던 음악을 틀었다.

생각보다 더 애절한 사랑 노래였다.

나도 모르게, 웃었다.

오묘하게 박자와 어긋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때는 어땠더라, 기억도 하기 전에 음악이 끝났다.


한밤중이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네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내일 아침 뭐 먹지,

그냥 그런 생각을 하다,

서서히 흐르는 시간에 기대어 잠에 들었다.


원래의 나로 돌아온 느낌이라기보다,

감정이 통째로 오려진 것 같았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허전하지 않았다.


이제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이제야 온기가 빠져나갔는데,

다시 따뜻함을 채울 수 있을까.

그때의 핫팩처럼, 작은 마음을 느낄 수 있을까.


괜찮지는 않지만,

아무렇지 않다.

아무렇지 않은 척이 아니라,

신경 쓰이지 않는 것.

이제는, 다시 나로 살아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