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별것도 아닌 일로 위로받을 때가 있다.
종종 집 앞에서 담배 한 개비를 물면
바로 옆 빌라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여자와 눈이 마주친다.
그 여자는 삼 층 베란다에 쪼그려 앉아 가만히 담배를 피운다.
이름도, 나이도 모르지만
같은 시간 함께 담배를 피우는 것만으로 근본 없는 동질감이 피어오른다.
저 여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 여자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을까.
말 한마디 나눠본 적 없는 사람인데
꼭 술잔을 앞에 두고 마주한 기분이 든다.
타인과 그 삼분 남짓한 시간을 공유한 게
그게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