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자신의 빛을 잃지 않기 위해

-러브홀릭스, Butterfly

by DAON 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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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울과 불안이 밀려오면 끊임없이 그 우울과 불안의 이유를 찾으려고 생각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우울하고 불안한지 찾아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처음 찾았을 때 권유받은 종합심리상담을 하기도 했고, 다른 문제는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피검사도 했다. 사실 이 모든 것도 내가 정신건강의학과를 가지 않았다면 당시에 나로서는 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그 검사들로 나는 내가 왜 우울과 불안에서 허우적거려야 했는지 어느 정도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우울감에서 멀어지면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덜 우울해하고, 덜 불안해 할 수 있는가를 계속 생각했다. 나의 우울은 학생시절부터 천천히 진행되어 온 것이라 약을 먹고 괜찮아졌다고 해도 언제라도 다시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것을 대비해서 내가 무언가를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 또한 불안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약을 먹지 않고서 우울과 불안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내가 언젠가는 다시 찾아올 우울과 불안을 견뎌낼 방법을 생각하면서 내가 유독 힘들다고 느꼈던 때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그 모든 상황이 비슷했다. 내가 오로지 ‘나’로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할 때였다. 나의 생각, 마음, 행동이 상대에게 인정받지 못했을 때, 그리고 나의 그것들을 자신의 것과 같게 만들려고 할 때. 그럴 때 나는 불안해졌고, 우울해졌다. 내가 그들과 다름을 표현하는 것이 어쩌면 그들이 나를 떠나게 될 이유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나를 시시때때로 덮쳤다. 그래서 생각해 보면 나의 우울과 불안의 시작도 어머니에게 나의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였다. 그리고 나의 우울이 극대화된 시기도 내가 인정받지 못하는 일들이 겹치면서였다. 이 모든 상황들은 나의 빛을 뺏어가는 것들이었다.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 비단 그 사람들만은 아니다. 나도 스스로를 인정하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스스로에게 잘한다, 잘하고 있다는 말을 해주려고 하다가도 ‘진짜 잘하고 있어?’, ‘더 잘할 수 있잖아.’라며 채찍질을 하는 날이 많았다. 그런 날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스스로를 믿고 인정해 주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일이고, 대단한 일인지를 알게 되었다. 나의 빛 또는 색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를 믿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태양처럼 빛을 내는 그대여

이 세상이 거칠게 막아서도

빛나는 사람아 난 너를 사랑해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꺾여버린 꽃처럼 아플 때도

쓰러진 나무처럼 초라해도

너를 믿어 나를 믿어

우리는 서로를 믿고 있어

-러브홀릭스, Butterfly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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