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전보다 불안하지 않습니다] 작가: 곽새미 지음 출판사:푸른 향기 발행일:2021년 5월 10일
이 책을 지은 저자는 5년간 외국계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하다 퇴사하고, 남편과 함께 500일 동안 35개국을 여행했다. 귀국 후 서울에서 재취업을 하는 대신 제주에서 프리랜서로 살고 있다고 한다.
아침에는 요가를 수련하고, 낮에는 스타트업에서 브랜드를 만든다.저녁에는 제주 살이를 에세이로 써 카카오 톡으로 보내는 ‘주간백수부부’를 운영하고 있다.
장점은 자기 합리화와 정신 승리, 단점은 발등에 불 떨어질 때까지 미루기, 입에 딱 붙는다는 이유로 ‘망 샘’(망할 새미)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퇴사하면 정말로 ‘망하는’ 줄 알았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큰 백수의 복지, 자유를 누리며 행복한 반백수의 삶을 살고 있다. 그렇게 돈 많은 프리랜서가 되는 게 꿈이라고.
요즘 퇴사하고 책을 쓰는 작가님들이 많은 것 같다.
퇴사 후 관련 책만 해도 벌써 5권째쯤 읽고 있는 것 같다.
모두들 정형화된 서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동아줄을 잡고 악착같이 버티다 도저히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듯하여 그만두고 조금 더 알고 싶은 분야에 공부를 한다던가 자아 성취를 위하여 자신이 하고 싶어 했던 일을 한다던가 하는 등의 내용들이었다.
과정은 조금씩 달랐지만 결과는 같았다.
나도 그런 이유로 틀에 박힌 회사를 그만뒀고, 겁 없이 하고 싶은 사업을 뛰어들었다가 시장정보에 대해 연구하지 않고 두려움 없이 뛰어들어 홀딱 망해버렸지만.
그런데그때 내가 날린 돈만큼 몫은 한 것 같다.
사람 공부도 하고, 인생공부도 했다.
그리고 나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
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 나도 알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다. 물론 실패하고 나서 수습하는데 3년이란 시간이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그 3년이란 시간이 가장 중요했다. 가진 것 없이 이성적으로 나의 약점과 내가 다친 곳을 차근차근 파악해야 했으니까. 지금은 그 정리단계에서 알아낸 글쓰기를 조금 더 발전시키려다 독서를 하다 보니 정말 눌러앉아버렸다.
저자도마찬가지였다. 처음 간판 보고 들어간 외국계 회사에서 나중에는 대기번호 달고 언젠가 한국계열 다른 회사로 발령날 사원이던 시절, 그 대접이 회사에 목매달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도 해외여행을 꿈꿨지만 막상 500여 일의 해외여행을 위해 회사는 놔줄 것인지, 부모님은 보내줄 것인지 그 과정이 아주 생생하게 그려져 읽는내 마음도 조마조마했더랬다. 어렵게 고비를 넘기고 결국 남편과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막상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 회사에서 숱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을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해외여행을 다녀오게 되면 손가락 빨지 않기 위해 많은 플랜을 짰다.
그 플랜을 세우는 부분에선 저자가 굉장히치밀한사람이라고 느꼈다.
저자는 자신소개를
"발등에 불 떨어져야 하는 미련한 스타일"
이라고 했지만
나는.ㅈ
"항상 유비무환의 마인드 장착으로 상황을 명민하게 판단해놓고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다"
라고 느꼈다.
해외여행 중비싼 유럽에서 숙박시설을 깨끗하게 쓰고 아프리카에서 트럭킹을 하며 비싼 여행을 다니느라 퇴직금 받은 것 까지 합쳐서 총 1억여 원을 쓰고 왔다고 하는데... 막상 그 돈을 쓰며 여행을 할 때는 한국에서 했던 걱정들은 '일어나지도 않을, 미리 사서 한 걱정이었다'라고 한다.
이유인 즉슨 해외여행 중에 사업할 소스를 많이 구했으니까.
역시 사람은 닥치면 다 하게 되나 보다.
저자의 퇴사 전 불안했던 심리와, 해외여행 중에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들, 그리고 저자 스스로 고민과 생각들을 풀어쓴 글들을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은 여행기라기보다 퇴사기가 아닐까 한다.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회사로부터 퇴사가 목표였고, 그것을 찾은 건 여행이었으니까.
퇴사로 움츠리고 해외여행으로 우물 밖 세상까지 멀리뛰기를 했으니까.탁월한 선택을 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지금은 제주도에서 일년살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