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in, Frigiliana
나이가 먹는다는 건 그런 건가 봐.
하나를 하나로만 알아먹지 않고
하나를 여럿으로 나눠보게 되는 것.
여럿을 여럿으로만 취급하지 않고,
여럿을 하나로도 보게 되는 것.
찰나가 모여 순간이 되고,
순간이 모여 시간이 되고,
시간이 모여 만든 세월이란 것이
어느덧 훌쩍 흘러버리면 그렇게 되는 건가 봐.
예뻐 보이지만 훗날까지 그러리란 확률 내림 잡아 볼 수 있게 되고,
꽤나 별거처럼 보이지만 별것이 아닐 수 있다는 걸 알게 되고,
별게 아닌 것 같으나 하나씩 쌓이면 별게 될 수 있으며-
드러나지 않지만 그것이 반짝거릴 때는 틀림없이 있다는 걸...
모두 알게 되는 것.
슬픔도 기쁨도 결국은 하나의 나를 위해 모이는 감정들이고-
어렵고, 어둡고, 상처가 되었던 것들도 겸허히 극복하게 될 수 있는 것.
나를 보듬는 과정을 끊임없이 수련하다가-
그러다 다른 사람도 품에 안을 수 있는 푸진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
어느 순간, 모두 다 고려하게 되는 거야.
그리고 그 순간이 모여 점점 그 크기를 키워나가는 거야.
그런 건가 봐.
나일 먹어 어른이 된다는 건.
<진짜 어른>에 대하여.
스페인 프리힐리아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