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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감자 Jul 14. 2022

나비

일상다반사 ep.01

오늘 아침, 아내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창문 밖 난간에 나비 한 마리가 앉아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요새 비가 계속 내려 나비가 거의 보이지 않았는데 왠일일까요?


어째 가만히 앉아 우리를 쳐다보는 모습이 영락없이 우리를 지켜보는 것 같아,


하늘나라로 떠나는 우리 주변 누군가의 영혼이 이 나비에 깃들어 우리한테 마지막 인사하러 왔나?

라고 장난스럽게 얘기하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바로 아내에게 구박을 받았습니다.


이번에는 한술 더 떠,

조상님이 오늘 꼭 로또를 사라고 말해주려고 오셨나 보다?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갑자기 나비가 끄덕끄덕 격하게 날갯짓을 하더니

나를 지긋이 쳐다보고는

할 일을 마친 듯 유유히 날아가버렸습니다.


아내는 이번에는 무슨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지 딱히 구박을 하지 않습니다.


사실 우리는 로또는 이미 당첨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멋진 아들과 이쁜 딸, 얘네만으로도 이미 로또에 당첨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우리 부부입니다.


그래도,


이따가 재활치료 마치고 만 원어치 로또를 사봐야겠습니다.


아니, 지금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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