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살까지 살아낼 나를 위해~

- 생일 축하해. 뚝이야~

by 뚝이샘

오늘은 내 생일이다.

매년 생일마다 나는 나에게 묻는다.

나는 왜 이 세상에 태어났을까?
나는 세상에 나와 무엇을 남겨야 할까?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시절,

생일 어린 딸과 초를 끄면서 늘 같은 소원을 빌었다.
“제발… 이번엔 합격하게 해 주세요.”
그때는 세상이 무겁게만 느껴졌는데,
돌아보면 그 시절의 나는
하고 싶은 일 하나만 바라보면서~

공부만 하는 단순하고 평온한 삶을 살았다.


돌이켜 보면 나의 삶은,

10대에는 ‘공부만 하면 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정작 그 안에 있을 땐
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어려웠다.

나머지는 부모님이 해결해 주시니~

나는 공부만 하면 되었는데~

무슨 벼슬인 양 부모님께 짜증을 많이 냈던 듯하다.

40이 넘어 바라보니,

이제야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라는 말의 의미를

진심으로 깨닫는다.



20대는 학과 공부, 아르바이트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랐다.
그래도 그 시절은 공부의 압박이 없다는 게 참 좋았다.
바쁘지만 자유롭고, 치열하지만 가벼웠던 시간.

물론, 대학교 전공 공부를

너무나 압박 없이 하는 바람에

임용 공부가 진짜 어려웠다.



그리고 30대.
나는 다시 10대로 돌아갔다.
잠시 접어두었던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임용만 붙잡고 살았다.

한 해, 한 해맞이하는

불합격 문구를 내년엔 보지 말자며

다짐하며 보냈던 시간들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렇다고 합격으로 마무리했느냐?

아니다. 그렇지도 않다.

긴 세월 불합격 문구를 참으로 많이도 보았다.


그렇게 임용의 세상에서 살다가

사람 사는 세상으로 나왔을 때,

그렇게 나 자신이 초라할 수가 없었다.
마치 세상이 훌쩍 앞서 달리고,
나 혼자만 출발선에 남겨진 기분이었다.

아니, 출발선에도 서지 못한 기분이었다.

정말 무서웠다.


그러나 초라함도 어찌어찌 견뎌내고,

두려움도 꾸역꾸역 견뎌내니~

42살의 생일을 맞았다.



지금은 일도, 육아도, 세상 공부도

모두 잘 해내야 할 나이다.
세상은 만능을 요구하고
나도 조금씩 만능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매일 쏟아지는 역할에 숨이 차지만,
이제는 안다.
삶은 남과 비교하는 경주가 아니라,
어제보다 단단해지는 나와의 여행이라는 걸.

오늘, 내 생일에 이렇게 다짐한다.

사춘기 딸과 함께하는 매일매일에 감사하며

매일 다짐한다.

나의 목표인 120살까지 건강하게 살아내자고 말이다.



그리고 남은 날들은 더 치열하게,
조금은 유쾌하게 살아보자.

그래, 40대부터가 진짜 내 전성기일지도 모른다.
오늘만큼은 지난날의 나를 껴안고,
앞으로의 나를 향해 조용히 웃는다.

“120살까지 살아낼 나를 위해.
생일 축하해, 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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