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어 온 상실과
성실한 아픔
찌르르 울리는 객체적 망우(忘憂)
항구를 떠난 돛단배와
오지 않을 미래
나에게로의 전갈
삐걱대는 장지문
비 와서 축축해진 운동화 앞코와
가랑비의 음률에 맞춰 두드려보는 손가락
또각또각 발소리
누구신가요
당신인가요
비를 피해 나뭇가지를 물고 들어 온 제비 녀석
휘휘
발목도 멀쩡하고 깃털도 멀끔하고
한시름 놓으며
너는 여기서 잠시 쉬다가 가렴
쉬다가
읽다가
눕는다
잊는다
잊을까?
처마 끝 달려있는 땡그르르 눈망울
젖은 벽에 신을 기대어 세워놓고
우러러보는 둥근 모양 하늘
그리고 각진 바다
기다렸니, 나를
손바닥에 톡. 네가
떨어뜨린 숨.
앞마당까지 잘금잘금 걸어가
포퓰러 나무 아래에 묻었다
시를 묻는 일
끊임없는 상실의 가치를 묻는 일
새벽녘 등대지기에게 편지를 맡기고
잘은 지내고 있는지 당신의 안부를 묻는 일
씨앗을 묻는 일
한해살이 조롱박아 무럭무럭 자라라
흐르고 계절 지나고 시간
톱으로 반을 가른 너의 가슴 한편
내가 있었으면 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