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웃는 다정

by 선우

기약 없는 시간은

그럼에도 살아가리


단정한 열차의 수줍은 도착이

산만해진 주의를 환기시킨다


슬픔이라는 병


오늘이 내일인지

내일이 어제 인지도 모르고


선로를 가로지르며

칼날을 갈고 있는 회복의 마찰음이

멍해진 긴장을 깨워준다


정해진 의자에 출근


중독된 디카페인


피곤하게 살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 생의 자신

방어기제라는 말로 포장해보는 타인의 무시


먼 허공의 사막을 응시하는 듯한 기시감


터벅터벅 지친 몸을 이끌고

띠띠띠띠 암호 문을 풀어서

엉금엉금 거실 빛에 기대서

토닥토닥 수고 했어 오늘도

방실방실 너의 웃음 다정한


너 때문에 사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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