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은 Jul 22. 2024

무엇이든, 일단 시작하라

한다, 는 것은 늘 무언가 다음 '한다'로 이어지는 출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늘 매 순간마다 일단 '한다'에 집중한다. 노래를 하는 이들은 몸을 움직인다. 나는 가수들의 영상을 볼 때마다 그들의 몸이 멜로디에 맞춰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집중해 관찰한다. 특히 손동작은 하나의 상징처럼 느껴진다. 나는 축구를 좋아하는데 축구 역시 일단 움직이는 것에서 출발한다. 움직이지 않고 멈춰서 있다면, 아무것도 창조할 수 없는 것이 축구다 - 아마도 다른 스포츠 역시 마찬가지이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나의 움직임, 행동, 율동은 신비하다. 왜 그런 것일까? 왜 축구에서 움직이지 않고서는 상대를 속일 수 없는 것일까? 움직일 때 공간이 열리고 패스 할 방향이 창출되는 것일까? 왜 음악이란 움직임과 떨어져 생각할 수 없을까? 어떤 연주자도 몸을 움직이지 않은 채로 석고처럼 굳은 몸으로 연주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진정한 삶의 출발은 무언가 하는 것, 움직임에서 창출된다. 삶의 활력을 잃었거나 삶을 포기했거나 삶의 동기를 잃어버린 이들의 공통점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방 안에, 집 안에, 특정한 공간 안에 스스로 고립시킨다. 이들의 활동 반경은 좁고 행동 반경은 극히 좁은 곳에 한정되어 있다.


반대로, 삶의 열정이란 늘 움직임 속에서 발견된다. 17세기 유럽의 모험가들은 배를 타고 신대륙으로 향했다. 수많은 혁명가, 정치인, 사업가, 개척자들은 움직이고 행동하고 활동 반경을 넓혔다. 이들은 좁은 공간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기차로 말로 비행기로 배로 멀리멀리 움직였다.


하루를 시작할 때, 나는 (무엇이든) 일단 한다. 글을 쓰든, 책을 읽든, 음악을 듣든, 산책을 하든 종류는 상관이 없다. 일단 무언가를 하면, 그것이 다음 행위로 이어진다. 삶에 반드시 목표가 필요한 이유는 그것 없이는 인간의 삶 반경이 무한하게 뻗어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목표가 있어야만 현재를 출발점 삼아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이 재미없어.


-의미가 없는 것 같아.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런 말을 자주 듣곤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일단 무언가 하라, 는 것이다. 의미나 가치, 즐거움이란 움직이고 행동하고 할 때 창출된다. 가벼운 산책, 여행, 운동이 우리 삶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이 모든 것이 '한다'의 범주 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특별히 의미와 위치를 잃어버린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한다. '한다'의 힘을! 


가만히 있는 것은 곧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우울증에 걸린 이가 삶으로 통하는 모든 문을 걸어잠그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는 음악을 들을 수도 없고, 친구를 사귈 수도 없다. 이들은 움직이거나 활동할 수 없다. 이들은 무언가 열정적으로 시작하지 못한다.


삶에 '한다'가 많은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것으로 창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은 많은 무기를 들고 전쟁에 나가는 병사와 비슷하다. 삶은 전쟁이 아닌가? 우리에겐 이러한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 고통과 불안, 역경으로 가득찬 이 세상에서 나만의 왕국을 멋지게 건축하기 위해서 우린 각자 자신만의 다양한 무기를 필요로 한다. 건강한 신체, 즐거운 마음, 행복한 감정, 용기, 능력, 훌륭한 관계, 적절한 돈, 희망이 있어야 한다. 삶은 이러한 요소를 필요로 한다.


지금 당장,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른다면, 삶에 의미를 찾지 못했다면 일단 (무엇이든) 하라. 산책이라도 하고, 설거지나 청소라도 하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써 보라. 움직여라. 하라. 그리하면 다음 스텝이 열린다.



 





*구독을 부탁드립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