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자전

누가 더 불효자인가

by 배유정

어느덧 추석도 한 달 전 일이 됐습니다. 시간 참 빠릅니다.


지난 추석 연휴는 집에서만 보냈습니다. 집돌이 집순이 부부에게는 연휴가 암만 길어봤자 모자랍니다. 집에서 이것저것 해 먹고 술 먹고 수다 떨고, 바닥에 늘어져서 보냈습니다.


고향에 안 간 지 오래됐습니다. 전에는 명절과 아버지 제사, 어머니 생신 정도는 꼭 챙겼습니다. 명절도 제때 못 가면 지나서라도 갔습니다. 작년부터는 그마저도 안 갔습니다. 코로나 탓입니다. 나도 쫄보, 아내도 쫄보라 그렇습니다. 다행히 다른 가족들도 쫌 쫄보입니다.


삼촌 존경합니다, 하라면 쌍똥 똥경앙니다 하던 조카가 보고 싶습니다. 이제 많이 컸으니 추석에 만났으면 똥경 말고 존경을 받았을 것입니다. 잔소리까지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존경은 장부에 달아놨고, 코로나 무시하고 오라고 다그치는 가족도 없으니 그나마 걱정은 덜었습니다. 다만, 길어진 시간만큼 가족과의 거리는 늘어난 것 같습니다.


어머니도, 장인어른 장모님도 한참을 못 뵀으니 불효자도 이런 불효자가 없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자식놈도 엄마 아빠 보러 안 온 지 한참 됐습니다. 태어나지도 않은 놈 하는 짓이 아빠를 똑 닮았습니다. 부전자전이라더니 옛말에 틀린 말 하나 없습니다. 이번 생이든 다음 생이든 만나면 과연 누가 더 불효자인가로 끝장토론 한 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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