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지난 MBTI라는 걸 해보았습니다. INFP, 제일 희소한 유형이랍니다. 주절주절 설명은 차치하고, 시인 등 가장 수입이 작은 직업군이 많다고 하니 안타깝습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시인이 아닙니다.
아내는 INTP입니다. 둘이 집돌이 집순이인 것이 이해가 됩니다. 사실 우리 둘이 있을 때가 제일 재미있고 평온합니다. 연휴가 암만 길어도, 그 연휴를 다 집에서 보내도 짧기만 했던 것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이런 i빠덜과 i마덜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났다면 어떤 유형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사람 기질이야 예측할 수 없다 쳐도, 분위기는 충분히 영향을 줄 것입니다. e도럴이나 e아덜이라면 우리가 힘겨워했을까, 아니면 더 재밌었을까, 온갖 상상을 다 해봅니다.
자식과 제자 문제만큼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없다는데, I든 E든 아니면 XYZ별종이든 다 힘든 면이 있을 것입니다. 콩 심은 데는 콩 나지만, I 심은 데는 E도 날 수 있으니 자식농사의 세계는 참으로 심오합니다.
좋아하는 한 작가님이 아이들을 동물로 표현하곤 하시는데, 그 짧은 글 속에서도 오만 가지 생각이 느껴집니다. 결국 무슨 글자로 대표되건, 그 속은 쉽게 알 수 없습니다. 수산시장에 고등어 가게도 있지만 횟집, 창고, 그릇가게, 노래방, 심지어 사무실도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유형별로 어떤 상황이 생길까, 혼자 온갖 상상을 하다 결국 MBTI가 무슨 상관인가 싶습니다. 무슨 유형이건 가리지 않겠다고 각서도 쓸 수 있으니, 그냥 오기나 하면 좋겠습니다.
참고로 INFP는 '열정적인 중재자' 유형이라고 합니다. 엄마와 자식 사이도 중재해야 하나 궁금합니다. 심판 노릇이라면 열정적인 편파판정 자신 있습니다. 나는 내 마누라 편들 테니, 너도 나중에 니꺼 편들라고. 맨날 빨리 오라면서 와도 편은 안 들어준다니, 그래서 안 오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