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st way out is always through.
The best way out is always through.
-Robert Frost
You’ve just got to see me through another day.
-James Taylor
Matthew Perry, <Friends, Lovers, and the Bigh Terrible Thing>
엄청난 인기와 사랑을 누렸지만 끊임없는 불안과 중독에 시달렸던 사람, 매튜 페리 Matthew Perry의 회고록 목차 앞에 있는 글이다. 미국 시트콤 <프렌즈 Friends>의 오랜 팬이고 챈들러 빙 Chandler Bing이라는 캐릭터는 그중에서도 워낙 매력 있는 캐릭터라 최근 그의 사망 소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뒤늦게 그의 <프렌즈> 이후 날들을 살펴보며 그가 오랜 알코올과 마약 중독으로 고생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그를 애도하는 많은 팬들과 지인들은 그가 (본인 자신을 포함한) 중독자들의 재활에 적극적이었으며 힘든 상황에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고 말한다. 반면, 그동안 감춰져 왔던 중독으로 인한 어두운 면들도 그의 사후 조금씩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평생 중독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로버트 프로스트 Robert Frost를 인용해 ‘최고의 탈출 방법은 언제나 통과해 내는 것이다‘라는 회고록의 서두가 주는 울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결국 통과해 내야 끝이 났던 나의 힘든 시절이 떠올라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지기도 했다.
한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며 정면돌파를 장려하는 것이 유행이던 시절이 있었다. 각종 자기 계발서와 인생지침서 등에서 어려운 시절을 참고 견디며 이겨낸 사람들의 일화와 교훈이 쏟아졌다. 이는 충분히 의미와 가치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실제 삶의 원동력을 주기도 했다. 그 정도가 지나쳐지기 전까지는. 더 이상 전쟁과 기아를 겪지 않았지만 또 다른 종류의 경제적, 사회적, 정신적 문제를 맞닥뜨린 세대가 등장하면서 이는 사회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치부하여 더 큰 좌절감을 안겨주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제는 사람들이 더 이상 쉽게 이것도 다 끝날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사회가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즐길 수 없으면 피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는 케바케일 수도 있다. 온몸으로 겪으며 체화해야만 하는 그런 고통이 있을 것이고 굳이 사서 겪을 필요는 없는,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는 것이 상책인 그런 고통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끔 이미 갇혀버려서 그냥 끝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그런 때에는 통과해 내면 빛이 보일 거라는 말이 힘이 되어줄 수 있다. 모두의 희망이 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 순간은 통과하지 못했던 매튜를 추모하며 May he rest in pe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