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장면이 아름답지 않아도 좋은 영화일 수 있다
모든 글이 완벽하지 않아도 좋은 구절이 이따금 등장하는 책은 좋은 책으로 인정받는다. 모든 장면이 아름답지 않아도 명장면이 강렬한 영화는 좋은 영화로 기억에 남는다. 발표도 마찬가지다. 몇 번의 발음 실수, 손 떨림이 있을지라도 전반적인 메세지가 좋았다면 잘했다 칭찬받는다. 그러면 칭찬 그 자체가 사람들이 내린 결론이다…잘하지도 못하면서 거들먹거리는 것도 보기 싫지만, 사소한 문제는 확대해석하고 잘한 점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자존감을 갉아먹는 벌레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못한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여길 줄도 알아야 한다.
-신고은, <하루 심리 공부>-
아침부터 힘이 안 나고 망했다는 기분이 드는 것, 지금의 침체기가 내 인생 전반을 지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 국어 시간에 배운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를 스스로에게 적용할 때 생기는 부작용이다. 기분과 감정은 나에게 일어나는 ‘사고’와도 같아서 한 번 생기면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다. 나의 오랜 공적을 인정받는 순간과 오래된 인연들의 격려도 있었지만 여전히 내가 쓸모없게 여겨진다면 나는 분명 치우쳐져 있는 것이다.
나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것이 오랫동안 어려웠던 나는 그래도 자꾸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연민을 가지고 바라보는 연습을 하려 한다. 매일 어느 정도는 실패하고 어느 정도는 성공하지만 매일 다시 시작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는 살아있는 매 순간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하는지 모른다.
칭찬을 의심하지 않고 그대로 감사하게 받는 것. ‘빈 말이겠지,‘ ’잘 몰라서 하는 말일 거야‘ 같은 부정적인 반응이 스멀스멀 올라와도, 또 다른 내 안의 비판에 함몰되지 않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기 위해 애쓰는 것.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아름다웠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 이렇게 점점 무력감을 극복하는 연습을 하려 한다. 오늘 하루도 잘 견뎠어. 너의 노력을 칭찬해. 이것으로 충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