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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순간 집중하고 행복해지는 것을 선택하기

신발 속에 조그만 돌멩이가 있어도 여전히 가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by 푸르름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에너지 양은 정해져 있고, 그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소중한 에너지를 당신이 저지른 실수에, 돌이킬 수 없는 대화에, 최악의 시나리오에 쓰고 싶은가? 결혼기념일의 저녁식사에, 당신의 아이가 첫걸음을 내딛는 순간에, 강아지와 함께 처음 산책을 나가는 순간에 쓰고 싶은가?… 직장에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안절부절못하는 것과 컴퓨터 게임에서 룸메이트를 이기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동료가 나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걱정하는 것과 존 윅의 액션 연기에 심취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점심으로 무얼 먹을지 고민하느라 스트레스를 받는 것과 반려동물을 꼭 끌어안는 순간의 따스함을 음미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신발 속에 조그만 돌멩이가 있어도 당신은 여전히 목표와 가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

- 마이클 투히그, 클라리사 옹,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 자기 증명과 인정욕구로부터 벗어나는 10가지 심리학 기술> -


퇴근하면서 회사에서 있던 일을 곱씹었다. 퇴근하는 즐거운 순간도 내가 실수한 것은 아닌가, 친구와의 소중한 통화도 내가 잘못한 건 아닌가를 곱씹고 고민하며 보내버리고 말았다. 바로 며칠 전 읽은 구절을 다시 찾았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을 의심하지 말고, 이미 지나가 버린 일을 후회하지 말고,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 호흡을 가다듬었다.


다른 것은 어쩔 수 없더라도 나는 내 자신을 위한 즐거움은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마음속의 꺼림칙함을 물리치고 괜찮기를 선택할 수 있다. 처음엔 괜찮은 척해도 된다. 그건 내가 나의 감정을 속이는 게 아니라 내 감정 일부에 지지 않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것은 회피가 아니다. 감정을 이해하고 바라보고 때로는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다.


의욕이 충만했으면, 마음이 완전히 편안했으면, 예전의 나로 돌아갔으면 하고 아쉬워할 수는 있지만 결국 아무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신발 속에 조그만 돌멩이가 있는 것을 상상만 해도 마음이 불편하지만 그렇다고 멈춰서 있어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다. 돌멩이를 빼던지 아니면 그때까지라도 조금 더 걸어야 한다.


가끔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도 집중 못 하고 괜찮지 않은 나를 알아달라고 자꾸 징징대고 칭얼대는 내가 조금은 미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자책은 금물이니까, 그런다고 바뀌는 것은 없으니까 매 순간 마음을 다시 다잡아 본다. 무엇보다 불과 몇 달 전에 비해 내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는지 얼마나 많이 용기를 내고 있는지 알아주자.


되돌이켜보면 강아지는 나에게 이런 집중의 중요성을 알려주었던 것 같다. 강아지를 처음 만났던 날, 이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 효능감이 한동안 내 일상을 빛나게 했다. 덕분에 무조건적이고 빛나는 아름다운 사랑을 배웠지만 이제는 그 가치가 내 스스로부터 나와야 함을 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가치가 아닌 내 스스로 진심으로 믿는 가치, 이해받지 못해도 괜찮은 나만의 방향성, 다시 돌아가도 또 선택할 통제 가능한 나의 신념을 찾아가는 길목에서도 나는 순간순간 행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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