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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야, 따뜻해줘서 고마워

누군가의 망고에게

by 김슈기 Oct 29. 2024

망고야, 따뜻해줘서

고마워.


망고가 따뜻한 햇살 아래 포근한 털을 감고

누워있을 때 쓰다듬으면

무언가 더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곤 한다.

내가 조금 더 따뜻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만 같다.

온기가 있는 삶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따뜻한거로 가득 채운 삶이지 않나 싶다.


나는 밝고 따뜻한 것을 좋아한다.

나는 예쁜 카페를 좋아한다.

나는 길가는 강아지에게 인사하는 걸 좋아한다.

나는 가끔 신이 나면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밝은색의 망고를 좋아하고

나는 따뜻한 사람들의 말들을 좋아한다.

나는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걸 좋아한다.


나도 몰랐던 나였다.

27살까지도 나에 대해 몰랐었다.

나는 나대로 사는 방법을 몰랐다는 게 더 맞는 표현 같다.

따뜻함보다는 어른스러운 것이 좋은 줄 알았고,

승진과 더 많은 급여를 원했다.

더, 더 어른스럽게

더, 더 책임감 있게


나를 구속하면 할수록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잃고 살았던 것 같다.


그냥 웃는 게 좋고, 그냥 웃을 수 있고

망고와 누워있는 시간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생각한 순간

나는 나로 조금 더 살 수 있었다.


좀 더 남들에게 온기를 내밀 수 있었다.


내 온기를 남에게 건네려면 나부터 온기를 채워야 하는 것이었던 걸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다.


나는 따뜻한 걸 좋아한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좋아하고

따뜻한 온기가 있는 내가 좋고


따뜻할 당신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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