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과의 심리전
"아빠, 나 아이스크림 먹고 시퍼어~"
6살 첫째가 아이스크림 노래를 부른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것에 비해 사 달라고 하는 일은 의외로 드물기에 웬만하면 요구를 들어주는 편이다. 문제는 둘째다.
"하느리도 사조!"
첫째는 5살 때까지 아이스크림 맛도 못 봤는데. 둘째 하늘이 녀석은 언니가 먹는 건 뭐든 다 따라먹어야 한다.
"넌 아직 어리니까 좀 더 크면 먹어."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내가 생각해도 먹을 걸 앞에 두고 이건 너무 서럽다.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눌러 담고 못 이긴 척 아이스크림 가게로 향한다. 사실 그냥 못 이겼다.
"맘에 드는 거 하나씩 골라 와."
요리조리 둘러보던 첫째 빛이는 아이스크림 막대가 둘이 쌍으로 붙어 있는 제품에 시선이 꽂혔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쌍*바'를 가리키며 묻는다.
"아빠, 내가 저거 고르면 아빠랑 하나씩 나눠 먹어야 해?"
"아니."
빛이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혼자 다 먹어도 돼? 그럼 난 이걸로 할래!"
그렇게 빛이는 양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우와! 이거 예쁘다~ 하늘아, 이건 어때?"
난 하늘이가 그나마 당과 칼로리가 낮은 아이스크림을 고를 수 있도록 굳이 돕는다. 빠른 계산 후 포장을 뜯으며 하늘이에게 말한다.
"한입만."
내가 라면 먹을 때 아내에게 제일 듣기 싫은 말인데 지금 그 멘트를 똑같이 하늘이에게 하고 있다. 어린 하늘이가 최대한 먹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크게 한입 베어 문다. 옆에서 빛이가 묻는다.
“빛이가 고른 게 맛있어, 하늘이가 고른 게 맛있어?”
빛이 귀에다 살짝 속삭였다.
"당연히 빛이가 고른 게 훨씬 맛있지!"
빛이가 대답한다.
"하늘이만 들릴 때는 하늘이꺼 맛있다고 할 거잖아."
알면서 왜 묻냐.
6살짜리 머리가 너무 커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