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2일
기계과 다니는 아들에게 세탁기 좀 고쳐보라 하거나,
전기과 출신에게 형광등 좀 갈아보라는 우스갯소리처럼,
운전병 출신 JY는 자연스레 차량예약을 맡게 됐다.
“JY야, 렌터카는 좀 알아봤어?”
“네. 그게 제가 다 알아봤는데 한 대당 150만원 정도라
네 대 빌리면 예산보다 한 100만원 더 나올 것 같아요.”
속으로 웃으며 속으로만 말했다.
‘내가 그 정도도 안 알아보고 예산을 짰겠니?’
예산 세울 때 9인승 차량 네 대를 빌리기로 했고,
검색해본 결과 한 대당 110만원 정도면 가능했기에
넉넉히 500만원을 잡은 거였다.
“내가 지금 검색해서 같은 조건에 너보다 싼 거 찾으면
만원에 한 대씩 맞는 거다?”
“아하하…. 네. 저도 찾아볼 만큼 찾아본 거라….”
그 자리에서 내가 검색했던 사이트를 찾아 보여줬다.
JY의 눈에 순간 동공지진이 일어난다.
“야, 이거 160대를 언제 다 때리냐?”
“아… 그게… 제가… 분명히… 하하하.”
어릴 때부터 봐와서 그런지
지금은 키 183cm에 군대까지 다녀온 아저씨지만
여전히 귀엽다.
비전트립은 이렇게 더디고 비효율적으로 준비되어간다.
처음부터 그냥 내가 예약했어도 될 일을 굳이 시켜서
두 번씩 일하고 있다.
왜?
준비과정이 더 중요하니까.
준비하기 위해 가는 거니까.
그래야 기억에 남으니까.
이 비효율적인 시간을 통해
우린 오늘도 한걸음 더 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