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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텐텐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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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세핀 Oct 22. 2023

초능력 뽑기

꽈당 쿵! 의 뒷 이야기


 <무빙>이라는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 보진 못했지만 짧게 잘라 놓은 영상은 많이 봐서 대강 내용은 안다. 그중에서도 한효주와 조인성의 케미는 뭐랄까 신기했다. 시작하는 연인도 되고 부부도 되고, 게다가 <어쩌다 사장>에서는 꽤 친해 보이던데, 그런 모습들을 삭 지우고 <무빙>에서의 장면에 집중하게 만드는 연기의 세계는 놀랍다. 

 나에게도 초능력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생각하면서 걷고 있는데 넘어지는 사람을 둘이나 보았다. 내가 쳐다보아서 넘어진 것은 아니지만 하루에 같은 현상을 두 번 목격하는 것은 처음이기도 하고 이런 생소한 현상은 때로는 계시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마치 매트릭스에서 검은 고양이를 두 번 본 네오처럼 말이다. 우연찮게 목격했겠지만 혹시 나에게 누군가를 넘어지게 하는 따위의 능력이 있으면 어떡하나 싶었다. <무빙>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나 <엑스맨>, <판타스틱 포>, <기묘한 이야기>의 인물들이 가진 초능력은 멋져 보였는데, 말하자면 나는 초능력 뽑기에서 실패한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초능력 뽑기에 실패한 인물들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예를 들면 갑자기 누군가의 정수리가 가렵게 만드는 능력이라거나, 무대에 선 가수를 쳐다보면 무조건 가사를 까먹는다거나 하는 조금은 황당하면서도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초능력 말이다. 물론 날거나 상처가 낫거나 체력이 무한대거나 오감이 발달되었거나 팔이 나오거나 사람의 생각을 조정하거나 하는 능력은 아니지만 그것도 초능력은 초능력이다.  

 그런 작은 초능력일지라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데 쓰일 수 있도록, 그런 하찮아 보이는 초능력이라도 자신의 이익이 아닌 남을 위해 쓰려고 노력하는 주인공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를 응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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