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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텐텐 2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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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세핀 Oct 22. 2023

네가 무엇이라도

이 모든 것의 뒷 이야기



 짧은 이야기라도 써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했지만 이렇게 열 개를 쓰게 될 줄은 몰랐다. 매번 쓸 때마다 다른 방식의 글을 선택해서 그런지 매번 새로웠다. 후회도 한참 했다. 왜 이런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을까? 누구도 시키지 않았는데. 그렇지만 나는 저지른 일에는 후회를 짧게 하는 편이기에 첫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목표도 거창하게 잡는 편이기에 처음에는 매일 쓰겠다는 각오로 시작했다. 

 하지만 몇 화 만에 아무래도 매일 쓰는 것은 무리지? 퀄리티도 떨어지잖아?라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왔고, 그것이 게으름 세포가 내는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굴복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점점 올리는 간격이 넓어져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겨우겨우 여차저차 여기까지 이끌어 왔다. 

 열심히 썼으니 돌아보면 다들 소중한 이야기들이지만, 읽는 사람이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글이기도 하니 어쩌면 내 역할은 이미 애초에 끝났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식의 글쓰기를 시작한 것도 어쩌면 두려움을 타파하고자 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이 내 글을 읽고 무슨 생각을 하려나, 내 글을 읽고 '뭐 이딴 글을 썼어'라고 생각하려나, '별로네요'라고 생각하려나 싶어서 한참을 두려워했다. 그런 겁 때문에 써 내려가지 못한 여러 날들을 생각하고 여러 글들을 생각하면 그런 두려움이 조금 야속해진다. 겁도 나지만 한편으로는 또 그렇다. 그런 평가를 받으면 어때서? 그렇다고 글을 쓰지 않을 것도 아니고, 그 두려움 때문에 꼭 누군가 읽고 힘을 얻을 법한 글도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면 슬플 것 같기도 하다. 두려움과 강인함 사이를 오가며 뭐라도 나왔으니 오늘 하루 정도는 뿌듯해도 될 듯싶다. 

 마지막으로 적은 이야기인 <돌멩이>와 연결해서 생각해 보자면 어쩌면 나도 파르민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가슴에 품고 계속 돌아다녔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빛을 모두 나누어주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듯이, 나도 내 속의 반짝하고 빛나는 영감들을 어떻게든 풀어서 이 공간에서 나누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여정을 끝낸 나도 조금은 변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렇게 여러 고개를 넘는 여정 끝에 탄생한 <텐텐>. 네가 그 무엇이라도, 네가 돌멩이라도, 네가 잠깐 지나가는 내 인생의 프로젝트라도, 나중엔 잊어버릴 짧은 글들이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곱씹게 해 주고 누군가에게는 약간의 활력과 미소를 쥐어주는 그런 <텐텐>이 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작은 희망을 가지고 열 가지 이야기와 열 가지 에세이를 담아서 보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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