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밀짚모자를 쓴 파르민은 들판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았다. 검은 장막 위 촘촘히 박힌 빛나는 별들이 그에게로 쏟아질 것만 같았다. 칠흑 같은 어둠이지만 눈이 부셨다. 그가 눈을 감았다. 눈을 감아도 별빛들이 보였다.
"새로운 세상이 보고 싶어."
그가 혼잣말로 읊조렸다. 들판에서의 삶은 매일 같아서 행복했지만 매일 같아서 단조로웠다. 파르민이 다시 눈을 뜨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 무언가 툭 그의 가슴팍으로 안기듯이 떨어졌다.
놀란 파르민이 그걸 조심스럽게 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품에 안긴 것에서 생명력이 느껴졌다. 은은하게 빛나는 그것은 빠르게 움직이다가 점점 파르민의 심장이 뛰는 리듬에 맞춰 속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그는 고체도 아니고 액체도 아닌 그것을 조금 더 꽉 껴안았다. 그것이 점점 더 느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물결”
파르민은 그것의 이름을 ‘물결’이라고 지었다. 그는 그것을 소중히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가 파르민에게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그는 ‘운명’이라고 대답했다. 방에 들어온 그는 ‘물결’을 비어있는 어항에 넣었다. ‘물결’은 그곳에서 자유롭게 유영했고, 파르민은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다.
다음 날 파르민은 가방을 둘러메고 문 앞에 서 있었다. 어항 속에 ‘물결’을 넣은 채였다. 어머니는 파르민에게 어디로 가냐고 물었다.
“이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내주려고요.”
“집이 어딘데?”
“모르죠. 저 멀리. 이 아이가 가르쳐 주겠죠.”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이니?”
“몇 날 밤이 걸리더라도 몇 달이 걸리더라도 저는 꼭 이 아이를 데려다주어야 해요.”
“누가 시킨 거야?”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요.”
어머니가 파르민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양손에 아침 식사를 넣은 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녀는 파르민의 손에 하나를 쥐어주고 하나는 가방에 넣었다.
“비스킷을 챙겼어. 가방에 넣었으니까 가면서 먹으렴.”
“감사합니다.”
“그리고 만약에 로를마을에 간다면, 아디르 삼촌이 사니까 잠잘 곳을 얻을 수 있을 거야.”
“네.”
“파르민. 왠지 오랫동안 널 보지 못할 것 같구나.”
“곧 돌아올게요.”
파르민이 문을 열고 나갔다. 그의 어머니는 그의 걸음이 나아가는 것을 한참 지켜보았다.
파르민은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몰랐지만, ‘물결’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는 ‘물결’의 말을 듣기로 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물결과 함께 하는 길은 지칠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활기찼다. 물결에게는 묘한 힘이 있었다. 그의 힘이 손을 타고 파르민의 심장까지 전해졌다. 파르민의 심장은 물결 덕분에 더욱 건강하게 뛰고 있었다.
처음 물결을 만났던 들판을 올랐다. 고개를 젖혀 하늘을 보았지만 물결 같은 것은 없었다. 이제 막 코스모스가 피고 있는 들판을 걸었다. 어항 속의 물결은 코스모스와 같은 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들판을 지나 강물을 건넜다. 파르민은 어항에서 물결을 꺼내 강물 속에 넣어 주었다. 물결은 기분 좋은 듯 강물을 따라 흔들거렸다. 그의 손에서 움직이는 물결의 촉감이 싱그러웠다. 그렇게 파르민과 물결의 여행이 계속되었다. 따뜻하고도 자유로운 여행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 로를마을에 도착했다. 파르민은 어머니가 알려준 대로 삼촌의 집 문을 두드렸다. 어렸을 때보고 10년 만에 처음 보는 삼촌이 문을 열고 나왔다. 삼촌은 그의 얼굴을 보고 놀란 표정이었다.
"아디르 삼촌?"
"오호라. 파르민이구나. 네 코를 보니까 알겠다. 누나를 닮았구나."
"잘 지내셨어요?"
"그럼. 매일 똑같단다."
"오늘 하룻밤만 자고 가도 될까요?"
"어디로 가는 길이냐?"
"네. 물결의 고향에요."
"흠... 요상한 말을 하는구나. 들어오렴."
파르민이 아디르 삼촌의 뒤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먼저 들어간 아디르 삼촌이 방 안에 있는 소파에 이부자리를 깔아주었다.
"여기서 자면 될 것 같구나."
"네, 감사합니다."
"그 어항 안에 든 게 네가 말한 물결이라는 거냐?"
"네. 이거는 여기 올려두어도 될까요?"
파르민이 소파 옆에 놓인 협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삼촌이 고개를 끄덕였다. 파르민은 소중하게 어항을 내려놓았다. 삼촌은 그런 파르민을 이상하다는 듯이 보면서도 유심히 관찰했다.
"배는 안 고프니?"
잠시 후 식탁에는 갓 만든 빵과 구운 닭고기가 놓였다. 파르민은 얼마 만에 먹는 고기인지 새삼 실감하며 닭고기를 입으로 집어넣었다. 아디르 삼촌은 그런 파르민을 지켜보다가 닭고기 접시를 파르민 쪽으로 밀어주었다. 파르민이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누나는 잘 지내지?"
"네네. 매일 들판에서 양을 치세요. 그리고 양털을 깎아서 실을 만들고요. 그 실로 옷을 만들어서 팔고요."
"누나는 역시 사업 수완이 좋아."
"삼촌은요?"
"요즘은 날이 더워서 우유를 파는 게 쉽지 않아. 닭들도 덥다고 힘들어하고."
"날이 더우니까 아이스크림을 만들어서 파는 건 어때요?"
"아이스크림?"
"요 앞에서 팔면요."
"그래볼까?"
다음 날부터 파르민과 아디르 삼촌은 갓 짠 우유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보기 시작했다. 어항 속의 물결은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아디르 삼촌은 처음에는 물결에게 경계심을 갖고 있었지만,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작업에서 물결의 빛은 왜인지 위로가 되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파르민과 삼촌은 물결의 모양처럼 생긴 동그란 철제 틀을 만들어 냈다. 안에 우유와 꿀을 섞은 것을 넣어 막대를 꽂아 얼리고 팔기로 했다. 녹지 않은 꿀이 언 우유에 황금물결을 만들어 은은하게 빛이 나는 듯했다. 로를 마을에서 아이스크림은 불티나게 팔렸다. 삼촌이 파르민의 어깨를 두드렸다. 파르민은 물결을 쓰다듬었다. 그는 물결의 빛이 점점 약해져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나흘 뒤 파르민은 삼촌의 집을 떠났다. 물결의 여행을 이어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아디르 삼촌은 파르민에게 고맙다며 먹을 것을 든든하게 챙겨주었다. 그리고 약간의 의미심장한 말을 마지막으로 전했다.
"물결 말이다. 주변에 빛을 나누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네?"
"왔을 때보다 빛이 약해져 있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파르민이 물결을 보았다. 확실히 4일 전보다는 빛이 줄어든 것 같았다. 그가 시무룩해졌다.
"어쩌면 그게 그 물결의 소명일지도 모르지."
"그럴까요..."
"걱정 마라, 물결도 알고 있을게다."
파르민이 물결을 더욱 꼭 안았다. 그가 뒤돌아서자 삼촌이 그의 어깨를 두드려주며 배웅했다. 파르민이 다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해가 떠오를 때 출발했는데, 해가 저물 때가 되자 이번에 마주한 것은 거대한 산이었다. 물결은 산을 넘으라고 하고 있었다. 파르민은 거대한 산 앞에서 주춤댔다. 들판에서만 살던 그에게 이 산은 엄청난 장애물로 다가왔다. 물결이 그를 재촉했고, 그는 산속으로 들어갔다.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작은 새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내는 날갯짓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물결의 빛에 의지해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던 파르민은 작은 동굴 하나를 발견했다. 물결을 들어 안을 비추어보니 동굴 안은 텅 비어 있었다. 파르민은 안으로 들어가 물결이 든 어항을 내려놓았다. 물결의 일렁이는 빛이 동굴을 비추었다. 그가 챙겨 온 침낭을 펼쳐 바닥에 깔았다. 동굴 바닥은 다소 축축했지만 동굴에 비치는 빛을 보다 보니 스르르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눈을 뜬 파르민이 마주한 것은 커다란 눈동자였다. 놀란 파르민이 소리를 내자 커다란 눈동자가 뒷걸음질 쳤다. 그러다가 어항을 발견하고 물결에게 다가갔다. 파르민은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물결이라고 해."
커다란 눈동자가 파르민을 쏘아보았다. 눈동자는 어린 소녀였는데, 머리를 대충 묶고 거친 면으로 된 옷을 입었으며, 허리춤에는 칼을 차고 있었다. 눈동자가 허리춤의 칼을 빼서 물결에게 가져다 댔다. 물결이 바르르 떨었다. 파르민이 손을 뻗어서 눈동자를 제지했다.
"살아 있는 거야."
"알아. 반응하나 궁금했어."
파르민이 한숨을 내쉬었다. 소녀가 따라서 한숨을 쉬었다.
"난 파르민이야."
"나는 에디."
"이 근처에 살아?"
"응. 이상한 빛이 보여서 와봤어. 이거구나."
"미안. 이 아이의 집을 찾아주러 가는 길이야."
"으음... 그래? 어딘데?"
"나는 몰라. 물결만 알고 있어."
"그렇군. 네 가방에서 좋은 냄새가 나는데?"
에디가 파르민의 가방을 가리켰다. 파르민은 삼촌이 챙겨준 버터와 달걀을 넣은 빵이 생각났다. 그가 가방에서 빵을 꺼내자 에디가 코를 킁킁거렸다. 그러더니 그 큰 눈동자를 반짝였다. 파르민이 빵을 반으로 나눠 에디에게 건넸다.
"자."
"고마워."
"맛있을 거야. 삼촌이 직접 만들었거든."
에디는 말을 듣지도 않고 이미 빵을 먹고 있었다. 입가에 부스러기가 잔뜩 묻었다. 파르민은 그런 에디를 보며 웃다가 빵을 한 입 베어 먹었다. 고소한 브리오슈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파르민도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이름이 뭐야?"
"이건 빵인데... 빵 처음 먹어 봐?"
"응."
"그렇구나.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줄까?"
"응."
"어디에 살아?"
벌써 빵을 다 먹은 에디가 손가락으로 산속을 가리켰다. 에디가 벌떡 일어나 파르민의 가방을 멨다. 파르민도 얼떨결에 같이 일어났다. 에디가 따라오라고 손짓했고, 파르민은 황급히 침낭과 어항을 집어 들고 그의 뒤를 따랐다.
에디의 집은 더 깊은 산속에 있었다. 그의 집 굴뚝에서는 김이 올라오고 있었다. 맛있는 스튜 냄새가 났다. 에디가 집 문을 열자 에디와 비슷한 복장을 한 남자가 나왔다. 에디가 파르민의 가방을 문 옆에 두고 파르민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파르민이 에디의 뒤를 따라 들어가자 남자가 다가왔다. 파르민이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남자가 파르민의 어깨를 잡았다.
"누구냐?"
"안녕하세요. 저는 파르민이라고 합니다."
"파르민이라... 좋은 이름이구나. 들풀이라는 뜻이지. 나는 스타만이다."
"안녕하세요."
"동굴에서 자고 있는 걸 발견했어. 아빠."
"그래?"
"쟤 집을 찾아주러 가고 있대."
"그렇구나."
스타만이 물결을 보았다. 그는 그런 것은 처음 본다는 듯이 다가갔다.
"이런 건 어디서 난 거냐?"
"갑자기 떨어졌어요."
"그렇구나. 목적지가 꽤나 멀 것 같은데."
"가 봐야죠. 그래도."
"아빠. 파르민에게 맛있는 빵이 있어. 만드는 법을 알려준대."
"그래?"
"네, 삼촌에게 배운 방법이 있어서 가르쳐 드리려고요."
"빵이라고는 아주 어렸을 때 먹어보고서는 먹은 적이 없는데..."
파르민이 가방에서 남은 브리오슈를 꺼내 스타만에게 내밀었다. 스타만이 빵을 받아 들고 한 입 먹어보더니 추억에 잠긴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맞아... 이런 맛이었지."
"우유와 달걀은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삼촌의 집이 있어요. 거기서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만들어 볼 수 있으면 좋겠구나. 시장하지는 않니?"
스타만이 다시 스튜를 끓이고 있는 솥으로 다가가며 물었다. 파르민이 고개를 끄덕이자 에디가 파르민에게 식탁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잠시 후 스타만이 그릇에 스튜를 담아 왔고 셋은 둘러앉아 스튜를 나누어 먹었다. 파르민은 동굴에서 자면서 얼었던 몸을 스튜로 녹였다. 식사를 마치자 스타만이 바구니를 둘러멨다.
"과일을 따러 가려고 하는데 같이 가보겠니?"
스타만이 파르민에게도 바구니를 건넸고, 셋은 산속으로 더욱더 들어갔다. 스타만이 안내한 곳은 산에서 자라나는 열매 과일들이 가득한 곳이었다. 그들은 나뭇가지에 매달린 산딸기, 머루, 앵두를 따 바구니에 담았다.
"바구니를 채울 생각은 하지 말거라. 우리 만의 산이 아니란다."
"네. 산딸기로 잼을 만들어도 맛있겠네요."
"잼을 만드는 방법도 아니?"
"그럼요."
파르민은 스타만과 에디에게 잼 만드는 법도 가르쳐주었다. 그가 어린 시절 이미 체득한, 어머니께 배운 방법이었다. 그에게 당연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새롭고 감사한 일이라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어머니와 공유한 일상은 그에게는 단조로울 뿐이었는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도 그가 여행에서 깨달은 하나의 진리였다. 파르민은 스타만의 집에서 닷새를 머물렀다. 그리고 스타만에게서는 맛있는 스튜를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에디는 파르민과 헤어질 때 울면서 매달렸고, 파르민은 그런 에디를 쓰다듬어 주고는 다시 물결을 품에 안았다. 아직도 그에게는 가야 할 곳이 있었다.
그의 여행은 계속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대화하고, 파르민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알아갔다. 세상은 무궁무진했다. 그의 발걸음이 닿는 곳이 바로 그의 길이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서는 물결이 은은하게 길을 비추고 있었다. 파르민은 새로운 곳에 갈 때 물결에게 의지했고, 물결은 그런 파르민의 곁을 담담하게 지켰다. 파르민은 물결이 있어, 물결이 주는 목적이 있어 갈 곳을 알았고 해야 할 일을 알았다.
집을 떠난 지 반년이 넘어가던 날, '물결'이 어슴푸레한 빛을 내기 시작했다. 가끔은 힘이 없는 듯 깜빡거리기도 했다. 물결의 빛이 소멸되어 갈 때쯤 그가 다다른 곳은 수많은 돌멩이들이 쌓여 있는 곳이었다. 수천, 수만 개의 돌들의 무덤이었다.
끝도 없이 쌓인 그 돌들을 멍하니 보고 있던 파르민은 유리 어항이 땡 하고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사방이 조용해졌다. 이제는 완전히 빛을 잃은 물결, 그 빛나던 물결이 눈앞의 돌들처럼 돌이 되어 어항 속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그가 어항에서 물결을 꺼냈다. 어항을 발치에 내려두고 물결을 두 손으로 받아 들었다. 아직 따뜻했다. 파르민의 눈시울도 따뜻해지기 시작했다. 눈물이 콧등을 타고 흘렀다. 코끝에 맺혔던 한 방울이 톡 하고 물결에 가닿았다. 눈물이 닿은 부분이 찰나의 순간 빛났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물결은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다. 파르민의 손에서, 긴 여정을 함께 해준 파르민의 손에서 서서히 서서히. 파르민이 물결을 입술 가까이에 가져왔다. 그리고 그에게 속삭였다.
네가 하늘의 별이라도,
네가 뛰는 심장이라도,
네가 물결이라도,
네가 돌멩이더라도,
네가 아무것도 아니더라도,
네가 그 어떤 모습이든 간에,
너를 사랑해.
그가 물결에 입을 맞추자 물결의 한숨이 느껴졌다. 물결은 이제 차가웠다. 파르민은 물결을 다른 돌멩이들 옆에 내려놓았다. 다른 돌멩이들 사이에서 물결은 편안해 보였다. 그가 바닥에 있는 어항을 집어 들었다.
파르민은 왔던 길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어항은 비어 있었지만 이제 그의 마음은 가득 차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