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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남이 May 30. 2024

가계부 별거 있나? 나만 알아보면 되지!

어렸을 때 다들 용돈 기입장 한 번씩은 써본 경험 있으실 겁니다. 지금도 쓰고 계신 분들은 정말 박수처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괜찮은 습관이니까요. 그런데 그놈의 귀찮은 가계부를 대체 왜 작성을 해야 할까요?


매일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는 것은 가계의 현금 흐름을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가정의 금융 연대기와 같기 때문입니다. 이 연대기를 되돌아보면서 반성과 전진을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추천드리는 습관입니다.


금융사는 비슷한 형태로 반복이 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가계의 금융사도 분명히 되돌아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잘된 부분은 캐치해서 적극 활용하면 되고, 잘못된 부분은 수정하면서 당연히 개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형식으로 가계부를 작성하는 게 좋을까요? 정답은 당연히 없습니다. 노트에 가계부를 기록하는 방식도 좋고 엑셀을 이용해서 또는 앱을 이용해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는 것도 모두 좋은 방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가계의 현금 흐름을 반드시 기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계부 작성을 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분들은 일반적으로 ‘가계부’라는 단어에 대해 어렵게 접근하시기 때문에 기록하는 것을 번거롭게 생각합니다. 귀찮기도 하고요. 기왕 가계부를 작성할 거라면 1원 단위까지 꼼꼼하게 관리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일까요? 전혀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말입니다.


저는 ‘본인만의 스타일로 가계부’를 운영해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일명 '내 맘대로 가계부'라고 이름 지어볼게요. 처음부터 본인만의 스타일을 살린 가계부 작성이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블로그나 유튜브 등을 보면서 괜찮다 싶은 양식을 하나 가져와서 내 마음에 드는 대로 조금씩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습니다. 저도 이런 방식으로 가계부를 처음에 만들었고 여기에 저만의 스타일로 더하거나 빼면서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니까요.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는 가계부를 작성하면 조금 더 쉽게 가계부를 기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 같은 경우 만약에 한 달 치 가계부를 작성한다고 하면 일부러 10% 정도의 여유자금은 남겨두고 현금 흐름을 계획합니다. 일부러 자금의 계획을 타이트하게 잡지 않는 건데요, 너무 꼼꼼하게 나누어 작성하다 보면 갑작스러운 지출 발생 시 현금 흐름이 막히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가계부 작성하기가 오히려 더 부담스러워지고 포기하기 쉽게 되는 거죠.


이렇게 조금 느슨하게 가계부를 기록할 경우 기록에 대한 압박감도 덜하고 가계를 조금 더 여유롭게 운영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저는 가계부를 매일 작성하지도 않습니다. 어떤 때는 일주일에 한 번 기록하는 때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가계부를 운영하고 기록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저는 꾸준함이 부족한 사람이라 처음부터 일부러 십 원 단위까지 세세하게 가계부를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웬만하면 천 원 단위로 끊어서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면 어떻게 자금이 흐르는지 파악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맞아요. 처음에는 가계부를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에 많은 의의를 뒀습니다.


현재는 연간 단위의 가계부를 만들어 수입, 지출 그리고 저축 이렇게 3개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다시 세부적으로 가지치기하는 형식으로 매달의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부터 이렇게 한 건 아니고, 월별로 작성을 하다가 책이나 블로그 등을 보면서 조금씩 제 입맛에 맞추어 작성한 결과입니다.


참고로 연간 단위로 가계부를 작성할 때의 장점 중에 하나는 월간이나 연간 결산을 할 때 그해에 수입과 지출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부분입니다. 올해까지 햇수로 6년 가계부 작성을 이어오고 있는데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아무리 꼼꼼하게 가계부를 작성한다고 해도 생각했던 것과 다른 급작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생기거나 하면서요. 막히는 게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여러분의 머릿속에 있는 '금융 잔머리' 통해 대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으니까요. 이 부분에 대해 너무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기본적으로 월급 등 크게 크게 들어오는 수입과 지출만 기록하더라도 의미 있는 기록이 쌓이게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가계부 작성을 제가 추천해 드리는 진짜 이유는 본인이 성장하는 모습을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열심히 가계부 기록을 이어왔다면 분명히 자신감이 생길 겁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서서히 ‘자산감’으로 변화됩니다. 이 짜릿함은 가계부를 기록해 본 사람만이 돈을 절약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습니다.


가계부는 여러분 가정의 금융사이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분명한 원동력을 제공해 줍니다. 멋지지 않나요? 우리 가계의 금융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이 되는 건데요. ‘내가 열심히 살아왔구나’를 방증하는 하나의 증거를 함께 만들 수 있는 기회 꼭 한번 만들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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