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자향자

하프 마라톤 정복을 위해 쉼 없이 두 달을 달려왔다. 틈나는 대로 시간을 쪼개 연습해 잇달아 문을 두드린 결과, 2025년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하프 마라톤 도전기’는 완주라는 결과물로 막을 내린다.



정확히 56일 만에 이루어낸 성과.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나의 아내는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생각에도 이 도전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10년 넘게 운동 한 번 제대로 하지 않았던 사람이 갑자기 10km 마라톤을 뛴다고 러닝을 시작하더니, 연이어 하프 마라톤 대회를 신청하고 21.0975km를 완주하는 꿈같은 스토리가 펼쳐질 것이라 생각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럼에도 내가 기를 쓰고 도전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도전은 누구나 외칠 수 있는 일이며, 내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었던 탓일 게다. 본래 하프 마라톤은 올해 하반기에 예정되었던 일이었다. 충분히 연습하고 몸을 끌어올린 후 준비가 되었을 때 도전해 볼 생각이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게 내겐 항상 어렵게 다가왔다. 완벽하게 준비해야 그에 따른 결과물을 받는다고도 생각했다. 어릴 적 난생처음 가본 수영장에서 그토록 물을 무서워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도 내게 두려움 그 자체였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쉽게 도전할 용기를 갖춘 사람인가? (진심으로 부럽다.)



이렇게 겁 많은 내가 하프 마라톤, 21.0975km의 거리를 달리기로 완주해 냈다. 졸보 성격을 지닌 내가 얼마나 걱정을 했을지 여러분은 알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프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체형이 유리해서? 본래 타고난 유전자가 있어서? 키가 작아 보폭이 짧고, 속도감을 유지할 수 있는 체력도 부족하다.


내가 완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목표를 또렷이 세웠다는 것이 무엇보다 주효했다. 만약 내가 마라톤 대회에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완주 메달을 손에 쥘 수도 없었을 테고, 이런 전자책 또한 집필할 기회 또한 마련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나의 모습에 사실 나 또한 적잖히 놀랐었다. 뭐만 하면 쉽게 포기해 버리는 내가 이런 면도 있었구나 싶었다. 무의식 중에 막무가내로 신청해 버린 마라톤 대회 접수라는 목표가 나를 움직이게 하고, 더 나은 내가 되도록 용기를 북돋웠다.



인생에 하프 마라톤 완주라는 커리어 하나는 만들어보고 싶었다. 오죽했으면 2025년 내가 꼽은 버킷리스트 였으니, 얼마나 간절했는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본다.



목표는 사람을 도전하게 만든다. 당신에게도 분명 목표가 있을 테다.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그 목표는 1초의 망설임 없이 술술 내뱉을 수 있는 목표인가 아니면 한참을 생각하고 나서야 내뱉을 수 있는 목표인가.



목표가 없는 삶은 나침반 없는 항해와 같다. 세상 열심히 살아간다고 하더라도 여러분만의 또렷한 목표가 없다면, 이를 향해 더욱더 긴 항해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번 하프 마라톤 도전기를 통해 나는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고, 그저 부딪히고 깨지는 과정이 결국 자신을 가장 빠르게 성장하게 한다.’라는 진부한 사실을 다시 깨닫는다. 영국의 수필가 조지프 에디슨도 “올바르게 설정한 목표는 절반이나 달성한 것과 다름없다.” 라는 말을 남기지 않았던가.



여러분은 하프 마라톤 정복을 위해 이 글을 읽기 시작했다. 목표는 명확하다. 그럼 이제 당신이 지금 할 일은 무엇인가. 맞다. 이제 운동화 끈을 질끈 매고 밖으로 뛰러 나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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