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빠랑 마트 안 갔어?라는 질문에
아이가 편도염으로 2-3일 아프고 난 후
아이가 괜찮아지니 내가 아팠다.
열이 나니 서 있지도 못하겠고 앉아도 아프고
누워있어도 너무 아팠다.
고작 37.8도 인대도 이렇게 아프다니…
아이는 38.7도까지 올랐는데도 가끔 찡찡거린 거 빼곤 잘 먹고 잘 놀던데…
아이는 어떻게 버틴 걸까? 그 잠깐의 찡찡을 받아주지 못한 내가 부끄러웠다.
너무 아파서 모든 게 다 짜증이 났다.
아이가 안아달라고 하는 것까지 성가셨다.
아파서 계속 힘들어하니까 아이가 갑자기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너무 짜증이 나서 “왜 자꾸 우는 거야?”하고 소리쳤다.
그랬더니 ”엄마가 아픈 거 싫어서“라고 아이가 소리쳤다.
부끄러웠다.
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게 2살 아이도 힘들구나. 아이를 꽉 안아주었다.
아파하는 나를 쉬게 해 주려고 남편이 아이에게 “아빠랑 마트 가자”라고 했다.
평소 같았으면 마트라고 하면 하던 거 다 내팽개치고 바로 따라나섰을 텐데
“아빠가 가서 내 것도 사와!”하고는 나에게 더 안겼다.
내가 의아해서 물었다.
“oo아 웬일로 마트를 안 따라가?”
“엄마 지켜줄라고! 엄마가 아프니까 내가 돌봐줘야지. “
열 때문에 어질어질하던 머리를 누가 한 방 때린 것 같았다.
매일 육아에 힘들어서 허덕이다가 가끔 이렇게 아이가 올려주는 귀여운 훅 때문에, 그래 이 맛에 키우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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