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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하 Sep 10. 2022

가을의 맛

작은 방에 들어가니 벌레들이 까맣게 기어 다녔다. 쌀 봉지에서 나온 쌀벌레들이었다. 몇 번이나 제거해도 계속 벌레들은 기어 다녔다. 땀을 뻘뻘 흘리며 벌레들은 잡는 일은 달갑지 않았다. 한 번도 벌레가 나온 적이 없었는데, 앞으론 작은 Kg의 살을 구매해야겠다. 쌀이 똑 떨어지면 처량해서 혼자 먹으면서도 늘 10Kg의 쌀을 구매했었다.

저녁에 잠자리에 드면서,  태풍 관련 뉴스를 계속 시청했다. 밤에 악몽을 꾸었고, 아침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을 쓰고 동네 의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았다. 몸무게가 57.4 Kg였다. 옷 무게를 빼더라도 너무 많이 나갔다. 충격이었다. 고지혈증 약을 먹고 있는 나는 뱃살부터 줄여야 했다.


시장에서 빨간 홍로를 샀다. 그런데 때깔과는 다르게 맛은 달지도, 새콤하지도 않았다. 밍밍한 맛이었다. 가을이 밍밍한 맛이라면 차라리 폭염 속에서 치열하게 버텼던 시간도 나쁘지 않았으리라.

나는 벌써 여름을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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