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등교 시에
아침 등교시간에 학생부 선생님과 같이 학교 주변과 지하철 역등을 순찰하다 형님의 모습을 봤다. 장애인 화장실 앞에서 신발을 고쳐 신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지하철을 타고 와서 지하철 역 화장실에서 교복을 갈아입고 나오는 것이었다. 교복을 입고 지하철을 타고 오는 것이 아마도 꽤나 신경 쓰이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들이 등교 중에 흡연을 하는 경우가 있어 등하교시에 학교 주변을 순찰할 때 형님을 마주친 적이 있다. 우리랑 마주치니 흠칫 놀라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였다. 아마도 한 대 피우고 등교를 하려고 했던 것 같지만 일단은 모른 척했다. 그래도 학교 교복을 입고 있으니 계속 모른 척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기는 하다.
2. 학교에서는
아직은 혼자이다.
마주치게 되면 서로 약간은 멋쩍어하면서 인사를 한다. 나이는 내가 많지만 존중의 의미로 항상 내가 먼저 인사를 하는 편이다. 며칠 전에 학급의 아이들에게 과자를 사서 돌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으신 것 같기는 하다.
3. 점심시간에는
여전히 식사를 하러 혼자 내려온다.
안타깝기는 하지만 내가 어쩔 수 있는 부분이 없으니 중식 질서 지도를 하며 마주치면 그냥 먼저 인사말을 건넨다. 배식을 받기 위한 대기줄에 서서 다른 아이들처럼 순서를 기다린 후 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고 학교 후문 쪽으로 슬쩍 나간다. 아이들이 중식시간에 무단 외출을 하는 경우가 있어 학생회 아이들이 캠페인의 한가지로 중식시간 동안 후문에 서있는데 나한테 형님이 지나갈 때는 어떻게 하냐고 묻는다. 그냥 모른 척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래도 교복을 입고 있어서 밖에서 흡연을 하게 되면 문제가 될 것 같기는 하다.
4. 하교시간
아이들이 하교하는 틈새에 끼어서 가방을 메고 조용히 하교를 하신다. 아마 가방 속에는 지하철 역 화장실에서 갈아입을 옷이 들어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도 혼자서 하교를 한다.
형님의 학교 생활은 지극히 평범하다. 입학 전에 어떤 이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아직 모른다. 그 인상과 포스에서 느껴지는 것과 아이들을 통해 약간씩 전해지는 이야기들을 종합하여 보면 평범한 삶을 살아온 것 같지는 않다. 그리고 등교 시 중식시간에 학교밖에서 흡연을 하는 것은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성인이기에 흡연을 하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교복을 입고 있으니 조금 문제가 될 것 같다. 언제 한번 점심시간에 교무실에서 커피 한잔 하며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