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일부에서는 코로나 19 감염병 대유행을 블랙 스완으로 묘사하지만, 실제로는 "블랙 엘리펀트(black elephant, '검은코끼리'라고도 불리며, '블랙스완'과 '방 안의 코끼리(the elephant in the room)'를 합성해 만든 조어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사건이란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모른 척하며 해결하지 않는 문제를 뜻함)"로 취급해야 합니다. 기후 변화에서부터 사이버 보안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눈에 띄는 블랙 엘리펀트 사건들은 최근 많이 있습니다. 성공적인 기업은 거버넌스, 리더십 개발 및 보상의 세 가지 영역에서 이러한 이벤트에 대비하기 위해 회복탄력성(resilience, 리질리언스)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 영역은 특히 이사회가 미래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특별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코로나 19 감염병 대유행을 블랙스완이라고 말하기 쉬운데, 이번 사태가 너무나 뜻밖이고 파괴적이어서 어느 기업이든지 이에 미리 대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수년 동안 세계적인 전염병을 예측해 왔고, 2020년 1월,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서도 전염병을 커다란 잠재적 위협으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극소수의 기업만이 세계적인 대유행을 가장 높은 위험 범주에 포함시켰습니다.
하지만 저자들은 팬데믹을 "블랙 엘리펀트(검은 코끼리)"라고 보는게 더 맞다고 주장하고 싶은데, 이용어는 블랙 스완과 "방 안의 코끼리" 사이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투자자이자 환경론자인 아담 스위던(Adam Sweidan)은 이를 다가오는 재앙을 분명하게 볼 수 있지만 아무도 이 재앙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최초의 검은 코끼리였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사이버 공격, AI 알고리즘에 의한 보안 거래의 붕괴, 기후 변화로 인한 기상 재해와 같은 더 많은 고통을 앞으로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기업이 이러한 위협을 지엽적 또는 국지적인 일부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장과 비즈니스는 이제 전 세계적으로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한 곳에서 발생하는 혼란이 빠르고 깊게 전체 시스템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이사회와 경영진은 이러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필요한 회복탄력성(리질리언스)를 구축할 특별한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이사회는 사업이 지속가능하도록 보장하는 수탁자로서의 관리 책임(fiduciary responsibility)이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자본 시장의 단기적인 성과에 집중하여 이사진들이 회복탄력성에 대한 관심을 멀게 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2010년대에 상당한 현금 보유고를 쌓으려고 했던 모든 항공사는 배당금이나 주식 환매를 강하게 요구하는 투자자들에 의해 당황했었습니다. 많은 항공사들이 결국 장기적인 고객 및 공급업체 관계 정립에 투자했지만, 이제는 이사회와 경영진이 앞으로 회복탄력성을 위해 더 중요하게 바라보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수전 전문가이자 전 4성장군 출신 스탠리 맥크리스탈(Stanley McChrystal)은 최근 수십 년간 경제가 자산의 효율적인 사용을 적극적으로 추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채 활용, 극단적인 아웃소싱 및 공급망 약화 등을 통해 기업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 비즈니스 중단과 같은 위험에 매우 취약해졌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훨씬 더 강력하게 수익을 요구하고 추구했고, 안전한 경영을 원했을 지도 모르는 경영진의 의지를 꺾었습니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미래에 성장하고 번영하는 회사들은 그들의 시스템에 회복탄력성을 더욱 갖추려 할 것이고, 검은 코끼리를 이겨낼 수 있는 준비된 역량과 플레이북(상세 계획, 대응 매뉴얼)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거버넌스, 리더십 개발 및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기업의 이사회 차원의 가이드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거버넌스를 통한 회복탄력성 확보 Resilience through Governance
이사회에는 회복탄력성을 증진하고 잠재적인 검은 코끼리 사건을 감시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이 있습니다. 종합적인 위험 검토에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권장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기업에 위협이 존재하게 되는 경우를 포함하여 각 검은 코끼리 성 이벤트의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해 경영진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평가 및 논의를 위해 이사회에 교훈을 다시 제출하여 효과적인 대응을 위한 원칙을 개발하기 위한 "워게임(war games, 합리적인 비즈니스 전략 결정의 훈련을 위한 시뮬레이션)" 실행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 개발을 통한 회복탄력성 확보 Resilience Through Leadership Development
검은 코끼리 이벤트를 둘러싼 커뮤니케이션과 훈련은 올바른 리더십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미래에 대해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조직 및 비즈니스 통찰력을 갖춘 리더를 개발하는 것이 이사회에서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경영진이 이사회에 인재 육성 계획을 논의함에 따라, 이사들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위협에 대응할 민첩한 리더가 파이프라인(인재풀)에 있는지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리더를 찾아야 합니다.
1. 일련의 명확한 가치로부터 운영하여 장기적인 약속과 호의를 구축합니다. 이들은 투명하게 행동하고 소통하는 포용적 리더(inclusive leaders) 들입니다.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원칙을 공유하고, 비난하려고 하지 않으며,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같이 전합니다.
2. 회사의 기능적 사일로(functional silos, 회사 안에 담을 쌓고 다른 부서와 소통하지 않는 부서를 의미) 훨씬 뛰어넘어 확장되는 회사에 대한 전체적인 관점을 갖습니다.
3. 북극성의 목적(North Star purpose, 조직 성과, 목표에 대한 큰 방향성을 설정하는 단 하나의 가치)을 중심으로 조직을 한데 묶어 조직 전체의 협업을 촉진하고 지역 의사 결정 권한을 부여하여 고유한 현지 고객, 공급업체 및 환경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4. 속도가 중요할 때는 결정적으로 행동하는 동시에 필요에 따라 차선책에 대한 결정과 피보팅(트렌드나 바이러스 등 급속도로 변하는 외부 환경에 따라 기존 사업 아이템을 바탕으로 사업의 방향을 다른 쪽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로부터도 학습합니다.
5. 지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차이를 만드는 작은 것들을 알아차리고, 예전 방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때 새로운 가능성을 봅니다. 그들은 세상이 계속 변화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들의 영예(laurels)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이사회는 승계 계획(succession planning) 프로세스를 통해 이러한 리더가 누구인지 명확히 하고 이들을 육성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 부문에 걸친 과제(이니셔티브)(multidisciplinary initiatives)에 이들을 배치할 수 있습니다.
보상을 통한 탄력성 확보 Resilience Through Compensation
이사회는 또한 보상 프로그램을 재설계하여 비즈니스 중단과 같은 이벤트에 대응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두 가지인데, 첫째, 이사회는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회복탄력성 강화를 위한 투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잘 설명해야 합니다. 투자자들의 지지가 없다면 이사회는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이사회는 이러한 지원을 확보하면서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동시에 책임감을 유지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기업은 여전히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경영진을 필요로 하며, 회복탄력성이 장기적으로 수익성 성장을 간과하는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탄력성 중 일부는 모든 이해 관계자(stakeholders)들의 요구의 균형을 더 잘 맞추는 데서 비롯되어야 할 것입니다. 기업들은 여전히 주주(shareholders)들과 제휴할 수 있는 임원 인센티브를 원할 뿐만 아니라 다른 이해 관계자들의 요구도 수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균형을 유지하면 현재 코로나 사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업 지도자들이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local communities)의 회복을 돕고, 현금이 부족한 공급업체, 비즈니스 파트너가 폐업하지 않도록 신경쓰고, 일선 현장 직원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해 관계자에 대한 이러한 확대된 초점은 계량화하기 어려운 척도로 해석됩니다. 이는 장기 인센티브에 대한 가중치가 증가함을 의미하며, 이는 아마도 표준 3년 프로그램 (통상 이사회 임기)을 초과할 수 있습니다. 이사회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하고 전략적 및 재정적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수정하는 스코어카드를 새롭게 추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식료품 제조 회사는 지속 가능한 소싱, 책임 있는 포장, 다양성 및 포용성 이니셔티브에 대한 실행을 잘 해왔는데, 하지만 경영진 주식 소유에 대한 소유권을 더 요구하면 그간 이해관계자를 위한 활동들을 의미 없게 덮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만약 검은 코끼리 이벤트가 이러한 임원 보상 계획을 압도한다면, 회사들은 사후 판단과 재량권을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이사들은 이러한 조정을 관리하기 위한 규칙을 고안하기 위해 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규칙은 워게임으로부터 따를 수 있지만, 공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역자주. 금융위기와 같은 어려운 시기에 임원의 보상이 쟁점이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바로 그 과도함에 있고, 심지어 경영 실적 부진으로 퇴임하는 임원에게도 과도한 보상이 지급되어 항상 이슈의 대상이 되곤 한다)
조정을 대칭적으로 수행하십시오(Make adjustments symmetrical) - 이사회가 결과를 저해하는 예상치 못한 요인에 대해 보상(awards)을 상향 조정할 경우, 결과에 도움이 되는 요인에 대해서는 하향(아래쪽)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가능한 범위 내에서 급여/성과 관계를 유지합니다.
이해 관계자, 특히 투자자와 경영진과의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내부 및 외부 모두에서 완전한 투명성을 보장합니다.
블랙 엘리펀트(검은 코끼리) 이벤트 발생 이후 취해진 조치가 회사에 어떤 선례를 제공하거나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십시오.
회복탄력성을 구축하는 데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사회는 크고 빠른(big quick) 이니셔티브보다는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합니다. 현재 이사회 맴버들은 현재의 위기를 다루느라 분주합니다. 하지만 머지 않아, 이번 코로나 사태를 앞으로 미래의 검은 코끼리에 대비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시모어 버치먼(Seymour Burchman, sburchman@semlerbrossy.com)은 Semler Brossy Consulting Group의 전무 이사입니다. 그는 30년 넘게 경영진 보상 컨설턴트로 일했으며 40개 이상의 S&P 500 기업에서 경영진 급여 및 리더십 성과에 대해 컨설팅했습니다.
블레어 존스(Blair Jones, bjones@semlerbrossy.com)는 Semler Brossy Consulting Group의 전무 이사이며, 지난 7년 동안 NACD Directorship 100에서 이사회 및 기업 지배 구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리더 100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으며 25년 이상 임원 보상(executive compensation)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했습니다.
번역 : 류종기
출처 : HBR 디지털 아티클
How Boards Can Plan for the Disasters That No One Wants to Think About
by Seymour Burchman and Blair Jones September 04,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