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밤이 오면, 이정선 : 4집 - 1979
숨은 K-Pop 명곡 전체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LlxikA5wuioeKnEXE1vbD93Gr_Basdrd
본인 등판?
이제 구독자 1000명을 앞두고 있는, 솔직히 그런 숫자가 존재하는지도 궁금한 그냥저냥한 유튜브 채널을 겨우겨우 운영하고 있고 도대체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지 수백 번, 아니 수천번 나 자신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정말 가끔씩 포스팅된 글이나 영상에 달리는 댓글에서부터 겨우겨우 다시 일어날 힐링 포션을 얻게 되는 것만 같다.
왜 그 많은 유튜버들이 영상 여기저기에서 '댓글, 댓글'을 애타게 외치고 있는지 예전엔 긴가민가했었다면 지금은 발톱 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그 마음이 10000% 공감이 된다.
숨은 명곡이라는 주제의 특성상 K-Pop의 프로듀서, 아티스트, 뮤지션, 작사/작곡/편곡자 등 많은 이해관계자분들의 내용과 이름 등을 다룰 수밖에 없는데, 똑똑한 유튜브 알고리즘의 엄청난 이끌림에 자신도 모르게 우연히 발견했거나, 나의 채널이나 브런치 글을 알게 된 지인의 지인의 또 다른 지인의 이야기가 흘러 흘러 우연히 접하게 되고, 정말 가끔 황송하게도 주제넘게 올린 나의 글에 고맙게도 그 흔적을 댓글에 남겨주시는 주인공분들이 계신다.
https://www.youtube.com/watch?v=k6TDiE3K7Xg&lc=UgyeVdu_heETHktE1mV4AaABAg
얼마 전 지난 84번째 숨은 명곡으로 소개했었던 김우진 작사/작곡, 김영배 편곡, 노래 최용준의 '목요일은 비'의 포스팅에 노래를 부르신 최용준 님께서 찾아주셔서 직접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뭔가 모를 뿌듯함이 단전 깊숙한 곳에서부터 올라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제 노래 포스팅해 주신 분들 중
가장 으뜸이십니다.
특히, 너무나도 과한 칭찬을 해주신 덕분에 요사이 며칠간 입을 귀 너머로 걸고 하루하루 흐뭇하고 기분 좋게 생활할 수 있었는데 '이 맛에 유튜브를 하나보다'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최용준 님의 댓글 행복 전파에 힘입어 오랜만에 약 1년 전 포스팅했던 예전 글들을 둘러보면서 지적해 주셨던 일부 오타를 수정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지지리도 수준 낮은 내 글솜씨에 어느새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고 당장이고 이불속에 몸을 숨기고 이불킥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부끄러움도 잠시, 예전부터 줄곧 포스팅 후보로 생각해 왔던 오늘의 숨은 명곡의 주제와 닮아있는 '목요일'에 대한 궁금점이 커졌는데, 너무 과한 일반화나 연관성에 대한 추측일지는 몰라도 유독 이별과 그리움 등의 내용을 동시에 담고 있기 때문이었다.
목요일이 가장 불행한 요일이라고?
서울대와 카카오가 함께 일상생활 행복 측정지표인 ‘안녕 지수’를 바탕으로 조사한 ‘대국민 행복 연구 프로젝트’ 결과, 놀랍게도 한국인들은 1주일 중 '월요병'으로도 잘 알려진 '월요일'이 아니라, '목요일' 가장 목요일에 행복감이 가장 낮고 스트레스를 많이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좀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다고는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그런지 목요일을 담은 2곡 모두는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고 있는 공통점이 있는 것만 같다.
K-Pop 포크, 블루스의 레전드 대가!
오늘 소개할 백스물일곱번째 K-Pop 숨은 명곡은 K-Pop 역사상 가장 위대한 포크/블루스의 대가로도 불리는 이정선이 노래한 '목요일 밤이 오면'이라는 곡으로 이정선이 직접 작사/작곡/편곡을 맡았으며, 그의 4집 앨범에 수록되어 1979년 발매되었다.
레전드 오브 레전드, 이정선과 그의 음악이야기를 이 작은 브런치 몇 페이지에 다 담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그가 국내 음악계에 끼친 영향과 업적은 이루 말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크기만 한데,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가 걸어온 발자취를 무지하고 모자란 대중의 시각으로 잠시 살펴보자면,
이정선은 서울대 미대에 다니다 군악대에 입대하여 음악을 보다 전문적으로 접하게 되는데, 그의 음악적 창조의 시작은 한대수/김민기의 앨범을 듣고 난 후부터 큰 영감을 받아 작곡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는 당시 팝송을 번안하여 부르는 여러 가수의 가사와 기타 연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방송국 PD의 소개로 우연히 노래를 녹음하게 되는데 이를 듣게 된 어느 평론가가 YMCA 무대에서 그의 발표회를 1973년 초 열어줌으로써 공식 무대 데뷔를 하게 된다.
모든 수록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한
K-Pop 최초의 자작곡 앨범
1973년 말 그는 당시 번안곡 위주로 앨범을 내던 많은 가수들과 달리, 창작곡으로 구성된 그의 첫 번째 독집 앨범을 내게 되는데, 지금 봐도 어디 하나 흠잡을 곳 없이 세련된 그의 앨범 아트는 그가 직접 구성한 것으로 미술학도였던 그의 역량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 앨범은 지금은 생각할 수도 없는 사전 심의에서 11곡 중 9곡이 심의 불가를 받았고 어렵게 설득해 앨범을 발매하여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을 때, 수록곡 중 '거리'의 가사 내용이 사회 불신감을 조성한다며 방송 금지조치가 내려져 결국 한국 포크/블루스계의 명반으로 불렸던 이 앨범은 모두 수거에 들어갔고 사장되고 만다.
자유를 억압했던
불행한 역사의 산증인
그의 공식 1집은 1975년에 최초 발표, 1976년에 최종 발표하게 되는데, 이런 복잡한 이유가 있는 이유는 이 또한 엄청난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1975년 발표한 정부는 최초 발표된 1집의 노래 중 '거리'를 또다시 금지시켰고, 이 노래를 다시 삭제하고 같은 재킷으로 1976년 발매하였으나, 또다시 판매 금지 처분을 받게 되는데, 앨범 재킷에 있는 이정선의 장발 사진이 불량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미련 없이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머리를 자른 사진으로 앨범을 바꾼 후 다시 앨범을 판매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데뷔앨범을 헛갈려하는 일들도 벌어지게 된다.
그는 1976년 2집을 발매하지만 이 또한 건전가요인 초판에 새마을노래 작사 및 작곡가로 박정희 대통령의 명의를 넣었다는 이유로 다른 창작곡으로 대체하는 가슴 아픈 해프닝을 또 겪기도 한다.
해바라기, 신촌블루스의 리더
이 무렵 이정선은 K-Pop 포크 역사상 빼놓을 수 없는 포크 그룹 '해바라기'를 결성하여 솔로활동과 병행하는데, 이때의 최초 멤버로는 '이정선, 이주호, 한영애, 김영미'로 시작하였고 군입대로 잠시 공백기를 가진 이주호를 대신해 '이광조'를 영입하기도 한다. 그룹 '해바라기'는 향후 흔히 2기로 불리는 '이주호', '유익종'의 듀엣체제가 되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또한 1979년에는 이광조, 엄인호와 함께 3인조 포크록 그룹 '풍선'을 결성하여 활동하였고, 이후 엄인호와 함께 본 숨은 명곡에서도 이미 소개한 레전드 블루스 밴드 '신촌 블루스'를 결성하고 수많은 명곡들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그의 마지막 정규앨범은 아쉽게도 2003년 11집으로 멈춰있지만, 올해 74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다양한 후배들과의 협업을 통한 음원 발매로 아직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그의 1집에 수록된 '섬소년'을 비롯하여, '외로운 사람들', '건널 수 없는 강', '젊은 연인들', '구름 들꽃 돌 연인', '지금은 헤어져도', '오늘 같은 밤', '뭉게구름' 등 노래의 제목은 모르더라도 흐르는 멜로디에 전 국민이 함께 따라 부를 수 있는 주옥같은 히트곡들을 만들어 낸 진정한 K-Pop 역사상 포크/블루스의 레전드이며 개인적으로 가슴으로부터 우러러 나오는 그에 대한 존경심을 어찌 표현할 방법이 없다.
경이로움 그 자체,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오늘 소개할 백스물일곱번째 숨은 명곡은 1979년 이정선 4집에 실린 이정선 작사/작곡/편곡의 '목요일 밤이 오면'이라는 노래다.
이 곡은 같은 해 해바라기의 멤버로도 같이 활동했던 이광조의 솔로앨범에도 수록된 노래이기도 한데, 두곡의 큰 방향성은 비슷하지만 다른 편곡으로 이정선 버전은 기타와 포크 중심의 블루스라고 한다면, 이광조의 버전은 재즈적 요소가 더 가미된 빅밴드형 블루스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이광조가 가지는 능수능란한 보컬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원곡자인 이정선이 부르는 담담하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이곡이 가지는 매력을 한층 더 살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또한 이 앨범 표지에 보이는 작은 등불하나가 이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연인을 그리는 '등불'과 같은 느낌이기에 그 절절한 마음이 더더욱 가슴에 와닿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노래를 포함한 4집 전체에 이광조가 많은 부분에서 코러스로 참여했다는 점인데,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그의 존재감에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게 되기도 한다. 그러니 너무나도 확연하긴 해도 노래를 들으며 이광조의 목소리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날 것 같다.
국내를 대표하는 포크 기타리스트로도 유명한 그의 아르페지오 연주와 함께 시작되는 노래는, 거칠지만 부드러움이 녹아져 있는 특유의 보컬 음색과 함께 어우러지고, 베이스, 일렉 피아노 등과 함께 듣기만 해도 즐거워지는 코러스는 40여 년 전 어떻게 이런 세련된 연주와 창작을 해냈는지 의아할 정도로 아름답고 멋스러운 블루스의 세계로 안내해 준다.
어렵지 않은 노래의 코러스를 따라 부르다 보면, 지금은 그 이름도 잊혀져 버린, 그녀의 얼굴이 어렴풋이 그려지는 것만 같다. 그리고 굳게 닫힌 저 문을 열고, 그녀가 환한 웃음을 품고 다시 나타날 것만 같다.
그래 돌아오는 목요일,
불러보자, 마법의 주문을 외우듯이...
뚜룻뚜릅~
뚭뚜바~
작사 : 이정선
작곡 : 이정선
편곡 : 이정선
노래 : 이정선
목요일 밤에 그 자리에서 우리는 처음 만났네
그 사람 지금은 가고 등불만 비치네
목요일밤에 생각이 나는 떠나간 그 여인은
흔적도 없이 날아가버리고 추억만 남아있네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어쩌다 생각나서
그때 그 자리를 다시 돌아봐도 지금은 아무도 없네
목요일 밤이 다시 오고 등불을 밝혀 두어도
자나 간 그때 그 시절은 다시 오지 않네
불빛아래서 웃던 모습이 가슴속 깊이 남아
그때 그 자리를 다시 돌아봐도 지금은 아무도 없네
그때 그 자리를 다시 돌아봐도 지금은 아무도
지금은 아무도 지금은 아무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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