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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희 May 18. 2022

13. 의료기술직 공무원 and
다른 나라의 치위생사

내가 13년 동안 치위생사로 일하면서 치위생사 면허증으로 치과 외에 다른 일을 하려고 노력한 적이 몇 번 있다. 그것은 바로 의료기술직 공문원과 다른 나라에서 치위생사로 살기. 혹시 이쪽에 관심이 있는 치위생사를 위해 내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먼저  의료기술직 공무원이란 의료기사 면허증 소지를 필수로 요구하는 의료 특수직 공무원이다.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이나 지역의 보건소등에 근무하게 되며 소지한 의료기사 면허 및 직류에 해당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치위생사는 수명이 짧기 때문에 의료기술직 공무원에 합격한다면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리트가 컸다. 그래서 나는 치위생사 3년 차에 첫 직장을 그만두고 호기롭게 도전하겠다고 엄마에게 말하고 3개월 동안 집과 독서실을 오가며 의료기술직 공무원에 도전했다. 당시 내가 있던 지역은 수원이었고 경기도 의료기술직 공무원의 응시자격은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당해 1월 1일 이전에 등록한 주소지로 최종 면접일까지 해당 거주지를 유지 가능한 경우 또는 과거 합산 3년 이상 거주한 기록이 있는 지역일 경우 응시 가능했다. (단, 서울시는 거주지 제한이 없다)     


나는 20살부터 수원에 살았으므로 응시자격은 충분했다. 하지만 일 년에 경기도 의료기술직 공무원 치위생사를 많이 뽑아야 5명이었다. 치위생사 면허증이 있어야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어 경쟁률이 높지 않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지원자는 넘쳐났고 합격선도 높았다. 2021년 경쟁률만 해도 경기도 6명을 뽑았는데 응시자는 321명이었다. 즉 53.5:1의 경쟁률이었다.      


내 머리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지만 당시 어려웠던 집안 형편에 오래 공부할 여유도 없었다. 당연히 3개월 만에 합격 할리 없었고 조바심이 났던 나는 바로 취업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만약 그때 몇 년 더 도전해 볼 수 있었다면 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진정 의료기술직 공무원이 하고 싶다면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두 번째 직장을 3년 다니고 퇴사했을 때 나는 또다시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른 나라에서 일하는 건 어떨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대학교 때 교수님에게 다른 나라에서의 치위생사에 대한 대우가 훨씬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물론 한국의 면허증이 다른 나라에서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 어떤 경로로 다른 나라에서 일할 수 있을까?     



1. 미국

미국에서는 치위생학과 2년제나 4년제 대학을 나와야 하고 다시 시험을 보고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사실 외국인은 2년으로는 선수과목도 들어야 해서 적어도 3년은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IELTS  6.5~7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서 만약 미국에서 치위생사가 된다면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대우를 받게 된다. 치과의사와 위치와 대우 면에서 거의 동등하며 심지어 치위생사는 클리닉을 차릴 수도 있다.     


2. 일본

일본에서도 면허증은 인정되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 관련학과 졸업한 서류를 일본어 번역하여 제출 후 심사결과 합격하면 일본 치위생사 면허 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진다. 그리고 시험에 합격한다면 면허신청 후 취업할 수 있다. 일본에는 예방치과가 따로 있고 예방치과는 치료보다 예방을 목적으로 하기에 치위생사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한다.     


3. 캐나다

캐나다 역시 치과의사와 치위생사를 거의 동등한 관계로 보며 높은 임금과 좋은 대우로 인기가 많은 직업이다. 역시 한국의 면허증이 인정되지 않아 3년을 공부 후 시험 볼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학교를 입학하기 위해선 IELTS 6.0 이상, TOEFL 79점 이상이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조건 충족 후 학교를 졸업한다면 치위생사 단독으로 스케일링 센터를 오픈할 수 있으며, 추후 한국으로 돌아가더라도 크게 인정받을 수 있다.    

  

4. 호주

호주에서 치위생사는 수요가 많은 것에 비해 공급은 매우 부족한 직업군이며 구강건강 전문가로 구강과 치아 건강에 필요한 처방과 치료를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이 주어진다. 호주에서 치위생사로 일하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한국 치위생사 면허증이 있다면 호주 덴탈 보드에 등록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도 매우 까다롭고 취직의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한다. 그러므로 호주에서 관련 학과 3년 공부 후 다시 시험을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호주 역시 학교를 입학하기 위해선 필요한 IELTS 점수가 매우 높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선진국을 예로 들긴 했지만 대부분 한국보다는 대우가 좋다. 그리고 보통 학교를 다시 다니고 시험을 다시 봐야 한다. 이미 배운 내용이기에 공부가 어려울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래도 환자와 일상 대화가 가능해야 하므로 언어가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털사이트에 다른 나라 치위생사에 대해 검색 시 이민, 취업에 대한 정보를 주겠다는 광고를 많이 볼 수 있다. 허위나 사기 광고가 많으니 유의하길 바란다. 또한 내가 알려드린 정보는 극히 일부에 해당하며 정말 뜻이 있다면 더 자세히 알아보시길 권해드린다.  

    

결국 나는 언어 부족과 가족들 때문에 오랜 고민 끝에 이 길은 선택하지 못했다. 단지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태어나고 자란 나라를 떠나면서까지 다른 나라에서 치위생사 일을 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이 무엇일지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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