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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영 Jul 13. 2024

순결한 마음 참나리꽃으로 피어나리

여름꽃 참나리

여름꽃들이 화분과 화단에 많이 피었다.

다른 꽃들보다 월등히 큰 키를 자랑하며 위로 쑥 자라 오른 참나리꽃이 눈에 띈다. 올망졸망한 화단의 꽃이나 초록 작은 풀 사이로 도도하게 자라 제 모습을 뽐내는 모습이 유달리 시선을 잡아 끈다.


줄기의 끝에 달린 나리꽃은 좀처럼 제 온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듯 땅을 향에 핀다. 줄기가 1미터는 될 정도로 길게 자랐고 줄기 끝에 주황색 꽃잎은 끝을 말아 올렸다. 화관을 쓴 모습이다. 6개의 꽃잎을 말아 올린 꽃잎에는 흑자색 점이 여러 개가 박혔다. 붉은색 또는 검은 머리를 한 연살구색 암술 1개와 수술 6개가 말아 올린 꽃잎 밖으로 나왔다. 꽃잎처럼 암술과 수술도 10cm 정도로 길이가 꽤 길다.


주황색 꽃이 피기 전 꽃잎은 연둣빛노랑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진한 주황색이 된다. 꽃잎이 바소 모양인데 역시 땅을 향해 있다. 제법 다소곳하다. 나리꽃은 줄기의 키가 커서 몸을 낮추고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니 제모습을 온전히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나리는 백합의 순수 우리말이다.

풍요의 상징인 나리꽃이 도시에도 많이 핀 것을 보니 올해도 풍년이 들 것 같다. 아침 거리를 산책하는 중에 이웃의 화단에서 자주 만날 수 있었다. 화단에도 참나리꽃이 피었지만 거리거리 상가 앞 작은 화분에도 참나리꽃이 피었다.


백합과에 속한 나리꽃은 백합과 달리 향기가 나지 않는다. 나리는 종류도 다양한데 하늘말나리, 말나리, 땅나리, 중나리, 털중나리가 있다.

이금희 작가의 <너도 하늘말나리야> 책으로 인해 익숙한 '하늘말나리'는 참나리와 비슷하다. 다른 점은 하늘말나리는 꽃이 하늘을 향해 피는데 참나리는 고개를 숙인다. 키도 참나리가 더 크고 꽃도 참나리가 더 크다.


참나리는 백합과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전역에 산과 들에서 자라고 관상용으로도 재배한다. 높이는 보통 1~2m 정도로 자란다. 꽃은 7~8월에 핀다.


꽃은 주황색에 자주색 점이 많은 꽃이 피고 흑자색 점이 많고 지름은 10~12cm이고 줄기에 4~20개가 밑을 향해 달린다. 화피(주황색 꽃잎) 6장이다. 꽃잎은 꽃받침과 꽃부리의 구별이 명확치 않은 화피로 밖에 3장은 꽃받침에 해당하는 외화피이고 안의 3장은 꽃잎에 해당하는 내화피라고 한다. 외화피와 내화피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백합과 식물에서는 꽃 필 때 꽃받침이 발달하여 꽃잎처럼 보인다고 한다. 이를 화피(tepal)이라고 한다고 한다.


꽃잎 안쪽에는 암술 1개, 수술 6개가 길게 꽃잎 밖으로 나온다. 수술 끝에 길이 2cm 정도의 꽃밥이 있다. 모자를 같기도 하고 꽃신을 신을 같기도 하다. 꽃술과 꽃밥도 여느 꽃과 다른 모습이다. 꽃잎이 뚝 떨어진 후 수술대 하나만 남은 모습은 어딘지 아쉬움이 묻어난다.


잎은 5~20여 cm로 크기가 다양하며 길쭉하다. 대여섯 개의 잎맥이 있다. 잎은 줄기 아래에서 무성하게 자라고 위로 갈수록 드문드문하다. 줄기에는 갈고 가는 털이 나고 잎은 줄기에 돌려난다. 사진으로 찍어서 보아도 잎이 자라는 모습과 줄기에 하얀 잔털이 잘 보인다.


참나리가 자라는 모양이 제각각이다. 곧게 자라는 참나리도 있지만 키가 커서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기도 한다. 곧게 자란 참나리 뿌리에서 가까운 줄기를 보니 꽤 굵고 단단해 보인다. 쓰러진 참나리는 키가 워낙 커서 줄기가 지탱을 하지 못한 것 같다.


참나리는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잎과 줄기 사이에 있는 구슬눈 또는 살눈이라고도 불리는 주아가 땅에 떨어져 발아한다. 주아는 꽃이 피기 전에 만들어져 꽃이 필 때쯤에 성숙하여 떨어진다.

줄기옆에 자란 잎에 검은 구슬을 누군가 올려놓은 것 같다. 열매는 검은색인데 콩알만 하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딱총의 총알처럼 생겼다. 구슬 알갱이가 땅에 떨어져서 겨울을 나고 여름을 지나고 2년이 지난 후에 싹이 튼다고 하니 우리가 꽃이 보기까지는 많은 시간을 견뎌야 한다.


참나리는 수정에 의하지 않고 영양번식을 한다. 비늘줄기(인경)로 포기 나눔을 하여 재배한다. 비닐줄기 또는 인경이란 땅속줄기의 일종으로 줄기 자체가 비대하여 덩어리 또는 둥근 모양의 줄기가 된 것으로 지하저장기관이다. 양파, 튤립 등이 비닐줄기 뿌리다. 이웃들의 블로그에서 보니 참나리 인경 겉잎을 벗기니 하얀 양파모양으로 둥글다.


참나리는 인경은 알칼로이드로 알려져 있으며 진해, 거담, 각혈에 쓰인다. 백혈구감소증이나 진정, 항알레르기 약으로 쓰인다. 장아찌를 만들거나 썰어 말려서 물에 달여 먹는다고 한다. 꽃잎은 차로 마시면 불면증과 심신안정, 눈건강에 도움이 된다. 꽃술로도 마신다고 한다. 참나리 주라니 그 맛은 어떨까? 꽃술은 정력제라고 한다.



참나리 꽃말은 순결, 깨끗한 마음, 변함없는 사랑이다. 꽃말 속에는 어떤 전설이 숨어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어여쁜 처녀가 살고 있었다. 고운 처녀를 마음에 둔 총각들이 많았는데 행실이 나쁜 이 고을 원님의 아들도 처녀를 마음에 두었다. 어느 날 원님의 아들은 아름다운 처녀를 겁탈하려 하였다. 처녀는 수치스러움으로 자결하고 말았다. 뒤늦게 원님의 아들은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처녀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다. 이듬해 그 처녀가 묻힌 자리에서 꽃이 피었는데 그 꽃을 나리꽃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뒤늦게 뉘우치면 뭐 하느냐고?

꽃잎의 붉은 점은 처녀의 원한인가?

길게 자란 줄기 끝에 피는 나리꽃이 찬연하다.


#하나만 #라라크루

#딸아행복은여기에있단다_엄마에세이

#간호사무드셀라증후군처럼_간호사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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