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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연두 Nov 27. 2024

[ 당근이야기 ] 3. 젊은 부부의 엑스바이크

이미지 출처 : 네이버



[ 2024.11.05 ] 3. 당근 이야기 : 젊은 부부의 엑스바이크



가을이 깊어지는 9월 말이었다. 


  내가 당근 앱을 통해 다양한 물건을 나누고 판매하자, 부모님께서도 집에 필요치 않은 것들을 정리하자고 하셨다.  그래서 판매한 것이 '숀리의 엑스 바이크'였다. 사용한 지, 거의 8년 정도 되었는데 고장 난 적 없이 집에서 운동했던 물건이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 다른 운동 기구를 구매한 터라,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더욱이 나중에 업그레이드 된 버전의 기구를 사기 위해 기존 제품을 싸게 내놓았다. 1만원에... . 


그 날 오전, 어김없이 "당근" 소리가 울렸다. 그래서 채팅 창을 열었다. 구매자 분이 엑스 바이크를 구매하고 싶은데, 무게가 어느 정도인지 물어 보셨다. 나는 "차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차로 오실 수 있는지... . 그 분은 시장 앞에서 저녁 8시 쯤 만날 것을 제의하였다. 나는 그때까지 구매자 분이 남자인 줄 알고 있었다. 

보통 5-6시 이전에 직거래를 하는 데, 그 분과도 첫 번째 구매자 분처럼 8시까지 기다려야 했다. 시간이 다 되어가자, 아빠께서 엑스 바이크를 집에서 바깥으로 내려 놓아주셨고, 엄마와 나는 시장 근처에서 판매자 분을 기다렸다.  '어딘 가에 차를 대고 오겠지.'하며 가을 밤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나와 비슷한 나이 쯤 되는 '젊은 부부'들이 우리 쪽으로 다가 왔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시면서. 그런데 주변에는 차가 없었다. "어떻게 된 건가?" 그 부부는 깨끗한 엑스 바이크를 보더니, "이렇게 싸게 내놓으셨어요?"라고 웃으셨다. 나는 조금은 통통한 체격의 부부들이라 건강을 위해 운동 기구를 사셨구나. 생각했다. 그들은 둘이서 손으로 기구를 맞잡아 들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한참 뒤, 당근 채팅으로 "잘 가지고 왔습니다. 잘 쓸게요.!라는 문자를 보내셨다.

 

나는 엄마와 집에 오면서 가을 밤 정취를 느끼며, 두 분이 엑스 바이크로 꾸준히 운동을 하셔서 건강해지시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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