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것의 리뷰 : 2025.03.15/2025.03.16]
이번주 화요일, 엄마를 모시고 위.장 내시경 검사를 하러 서울 송도병원에 다녀왔다. 이 병원은 대장 항문외과 전문병원으로 내시경을 잘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부모님이 오랜 시간 다니시던 곳이었다.
그날도 오리팡정이라는 알약을 14알씩 합해서 28알을 먹고 장을 다 비우느라 엄마께서 밤을 새우셨다. 나도 새벽 4시에 일어나서 씻고 빵과 주스를 챙겨 먹었다. 5시 반 아직 날이 밝지 않은 바깥,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지하철로 환승하고 2호선에서 6호선을 갈아타고 약수역에서 내렸다. 그러나 출구를 헷갈려 헤매다가 7번출구라는 것을 알고 가서 병원에 오전 7시쯤 도착했다.
지하1층에서 8시부터 기본 검진을 마치고, 2층 내시경실에서 엄마는 옷을 갈아입으시고 8시 40분부터 검진실로 들어가셨다. 보통 수면 내시경은 1시간이나 1시간 30분 걸린다는 간호사의 말에 따라, 나는 1층 작은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시켜서 돌아와 기다렸다.
보호자 대기실, 티브이에서는 새해가 되어서도 혼란스러운 우리나라 정치 상황에 대한 뉴스가 계속 전해져 오고 있었다. 1시간쯤 지나서일까~ 조금 초조해졌다. 전날 엄마께서 잠을 못 주무셔서일까? 이전보다 기다림이 계속되었다. 10시가 다 되어서 잠에서 들깬 상태의 엄마께서 밖으로 나오셨다.
이후 검사 결과를 들으러 진료실에 왔다갔다 했다. 위염이 약간 있고 큰 이상 없다는 결과를 듣고 병원에서 나왔다. 약국에 들러 약을 사서, 약수역이 아닌 버티고개역으로 올라갔다. 엄마께서 아직 몽롱한 상태였기에 에스컬레이터보다 엘리베이터가 낫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어쨌든 엄마를 부축해서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집에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낮 12시 30분이었다.
엄마와 나, 둘 다 잠을 제대로 못 잤기에 그날 밤은 쿨쿨 곯아떨어졌다. 다행히 '이상없음'에 안심하면서~ 내시경 투어(?)를 마쳤다.
1월 말, 설 연휴부터 이력서를 쓰기 시작했다. 독서회 강사를 시작으로 주말 사서까지... .
20대부터 무수한 이력서를 써왔기에, 도가 트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늘 어렵고 새로웠다. 그래서 정규직을 원했었는지 모르겠다. 비정규직은 계속된 이력서 쓰기와 면접 전형에 진이 빠지기 때문이다.
3월이 되어 7일! 서류전형에 합격해 면접을 보러갔다. 경쟁률은 3대 1이었다. 20대 2명과 40대인 나, 이렇게~ 떨림은 여전했다. 오랜만에 보는 면접이라 더욱 떨렸다. 다른 분야의 면접자들도 같이 봤는데, 50대인 여자분이 내게 말을 걸어주시고 긴장을 풀어 주셨다.
기다림 끝에 내 면접이 시작되었다. 면접 위원은 여자 직원 두 분!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콕콕 찌르는 질문이 계속되었다. 나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는 대로 대답했다. 그때 내 생각에는 술술 잘 풀러 가는 줄 알았다. 5분 정도의 면접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기분도 좋았고 발걸음도 가벼웠다. ‘붙을 거야~’라는 조그만 자신감을 가진 채... .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오전에 직장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합격 발표가 생각보다 빨리 올라왔다. 그런데, 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헉~ 떨어졌다. 게다가 예비 순서에도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 왠지 눈물이 핑 돌았다. 40대가 되고 작년에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한 길로만 가려고 노력했는데... . 생각하면서~
"다른 기회가 있을거야."라는 부모님의 격려에도 속상하고 우울했다. 무엇보다도 내 대답이 잘못 되었던 건지, 아니면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나이 떄문인건지... .
모처럼 나온 좋은 기회가 날아가 버리니, 기운이 빠졌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의 봄’이라 산뜻하게 시작하고 싶었고 요즘 불경기라서 일에 더욱 간절했기 때문이었다. 역시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구나... . 푹 쉬고 하루가 지난 뒤, 다음을 기약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