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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노푸스 Jan 21. 2024

비와 우산 하나(四季,思季,詩)

비는 사랑을 내리게 하고.

창밖의 빗소리가

나의 그녀가 온다 하길래

우산을 찾아봅니다.


우산은 하나

주저 없이 우산을 들고

나의 그녀를 마중 갑니다.


하얀 블라우스에 웨이브진

머리가 살포시 젖어 있고

안경에도 몇 방울의 비.


그녀가 나를  보고 웃고

내 세상의 하나뿐인

그녀를 위해

하나의 우산을 펼칩니다.


두 손으로 잡은

하나의 우산

그녀의 온기

그녀의 숨소리

머리카락의 흣날림

나에게 그녀가

들어와 있습니다.


내 사랑하는 그녀가

나와 하나의 우산을 쓴 채로.





epilogue.


탐라 서귀포에 겨울비가 내리고 있다.

비는 밤에 눈으로 변할 것이고

이 눈으로 마지막 추위가 올 것이다.


그리고

봄이 된다.

겨울의 말하지 못한 말 못 할

사연을 봄의 꽃들이 피며  말해줄 것이다.


*


육지에서 치열한 삶 그 직장 생활을 할 때,

늦은 가을 회사 셔틀버스를 타고 퇴근 때

예상치 못 한 비를 만난다.

잠시 정차한 버스 밖의 다른 정류장

한쌍의 남녀가 눈에 들어온다.

둘은 이미 사복으로 환복이 된 상태,

눈에 들어오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하나의 우산

꼭 잡은 두 손으로

하나의 우산을 쓰고 있었다.

두 사람의 표정 그 자체가

사랑으로  묻어났다.


작은 부러움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제주도.

비 오는 날 서귀포 법환에서 본 서귀포 동쪽.

문섬. 섶섬. 새섬. 외돌개.

카노푸스 관측지 삼매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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