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넓힘
“소연 씨, 이쪽 공간도 책방으로 확장하면 어떨까요?”
건물주가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책방 옆에 있던 작은 공방 자리가
비어 있다는 소식이었다.
소연은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
“정말요?
그 공간… 창이 참 예뻤던 걸로 기억해요.”
준혁은 조용히 웃으며 말했다.
“창가 자리 하나 더 생기겠네.
사람들이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그날, 두 사람은 공방 자리를 함께 둘러보았다.
햇살이 잘 드는 창,
조용한 나무 바닥,
그리고 벽 한쪽엔 오래된 시계가 걸려 있었다.
“여기… 글쓰기 모임이나 낭독회 공간으로도 좋겠어요.”
소연은 설레는 듯 말했다.
준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책방이 이제,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을 넘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가 되겠네.”
그날 저녁, 두 사람은 책방 구석에 앉아
확장 계획을 조심스럽게 그려나갔다.
소연은 노트에 작은 스케치를 하며 말했다.
“이 공간이 더 넓어져도,
우리가 처음 만들었던 분위기는 지키고 싶어요.”
준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 분위기는 공간이 아니라,
너와 내가 만든 거니까.
어디든 우리답게 만들 수 있어.”
밖은 초가을의 바람이 창을 흔들고 있었고,
책방 안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날, 두 사람은
조금 더 넓은 꿈을 향해
조용히 발걸음을 내디뎠고,
그 발걸음은 또 다른 이야기를 향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