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계절(季節)은 흘러 여름이 왔다. 민준은 열심히 공부(工夫)했다. 수연은 주말마다 집에 왔다. 때로는 혼자, 때로는 남편과 함께. 가족(家族)의 모임은 계속되었다.
어느 무더운 여름날, 정숙은 수연에게서 전화(電話)를 받았다.
"어머니, 저 좋은 소식(消息) 있어요."
"무슨 소식인데?"
"저... 아기가 생겼어요."
정숙은 순간(瞬間) 말문이 막혔다. 기쁨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정말이니? 정말?"
"네, 어머니. 병원(病院)에서 확인(確認)했어요."
"아이고, 우리 딸. 축하(祝賀)한다!"
정숙은 남편과 아들을 불렀다.
"여보! 민준아! 수연이가 임신(姙娠)했대!"
"정말요?"
두 사람도 기뻐했다. 새 생명(生命)의 소식(消息)은 가족(家族) 모두를 행복(幸福)하게 했다.
그날 저녁, 세 사람은 수연의 집으로 달려갔다. 수연은 남편과 함께 문을 열어주었다.
"축하(祝賀)해, 우리 딸!"
정숙이 딸을 꼭 안았다.
"고마워요, 어머니."
"이제 너도 엄마가 되는구나."
"네, 어머니처럼 좋은 엄마가 될게요."
진수도 딸을 안았다.
"할아버지가 되는구나. 믿기지 않네."
"아버지, 제 아기 예뻐해 주실 거죠?"
"당연(當然)하지. 세상(世上)에서 제일 예뻐할 거야."
민준은 누나의 배를 신기(神氣)하게 바라보았다.
"누나, 조카가 생기는 거야?"
"그래, 오빠."
"와, 나 삼촌(三寸) 되는 거네!"
"응, 좋은 삼촌 돼줘."
"당연(當然)하지!"
온 가족이 웃었다. 기쁨이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날 밤, 여섯 사람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정숙이 정성(精誠)껏 준비(準備)한 음식들로 가득한 상이 었다.
"수연아, 이제 몸조리(調理) 잘해야 한다. 무리(無理) 하지 말고."
"네, 어머니. 조심(操心)할게요."
"태교(胎敎)도 중요(重要)하니까 좋은 음악(音樂) 많이 듣고, 좋은 책 많이 읽고."
"네, 알겠어요."
식사(食事)를 하며 아기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남자일까, 여자일까. 누구를 닮을까. 이름은 뭐라고 지을까. 모두가 기대(期待)에 부풀었다.
"이 아기는 정말(正-) 복(福) 많이 받고 태어나는 거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니까."
정숙이 말했다.
"그러게요. 우리 아기, 건강(健康)하게만 태어나줘."
수연이 배를 쓰다듬었다.
저녁을 마치고 거실에서 차를 마시는데 민준이 기타를 가져왔다.
"누나, 태교(胎敎)에 좋다며? 내가 연주(演奏)해줄게."
"고마워, 오빠."
민준은 조심(操心)스럽게 줄을 튕겼다. 부드러운 선율(旋律)이 흘러나왔다. 수연은 눈을 감고 음악(音樂)을 들었다. 정숙과 진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행복(幸福)해했다.
창밖으로 달빛이 비쳤다. 여름밤의 달은 크고 밝았다. 마치 이 가족(家族)의 행복(幸福)을 축복(祝福)하는 것 같았다.
"저 달처럼 밝은 아이가 태어나면 좋겠어요."
수연이 말했다.
"그럼, 분명(分明) 그럴 거야."
정숙이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