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파의 각오
정의파의 각오
동쪽 하늘이 환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이산갑과 산돌은 일어설 준비를 했다.
"아제, 이제 가봐야겠습니다. 해가 뜨면 사람들 눈에 띕니다."
"그러시오. 조심해서 가시오."
오상호가 대문까지 배웅을 나왔다. 그는 이산갑의 손을 꽉 잡았다.
"이 선생,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독립을 볼 수 있을까요?"
이산갑이 오상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볼 수 있습니다, 아제. 반드시 그날이 옵니다. 장군님께서도 그리 말씀하셨습니다. 일본의 패망은 시간문제라고."
"그렇다면... 그날까지 버텨야겠구려."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 그날까지 버텨야 합니다. 아제처럼 의로운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오상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고맙소, 이 선생. 나 같은 늙은이에게 희망을 주시니."
"아닙니다, 아제. 희망을 주시는 분은 아제십니다."
두 사람은 깊이 포옹했다. 포졸 출신의 청지기와 양반 출신의 교육자. 신분은 달랐지만, 그들의 마음은 하나였다. 조선의 독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