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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144)

돌아오는 길

by seungbum lee

돌아오는 길

곧올재를 다시 넘어 돌아오는 길, 산돌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르신, 오 아제 같은 분이 또 계십니까?"

"많이 계시다."

이산갑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묵묵히 독립운동을 돕는 분들이 수없이 많으시다. 어떤 분은 자금을 대고, 어떤 분은 숙식을 제공하고, 어떤 분은 정보를 전한다."

"그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시네요."

"그렇다. 역사에 이름이 남지 않을지라도, 그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독립운동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해가 완전히 떠올랐다. 물뫼산이 아침 햇살에 빛나고 있었다.

"산 돌아, 오늘 본 것을 절대 잊지 마라."

"네, 산감님."

"오상호 아제의 모습을. 말은 적지만 행동으로 보여주시는 그 모습을. 그것이 진정한 의인(義人)의 모습이다."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두 사람은 학당으로 향했다. 품 안의 보자기에는 천 원이 들어있었다. 오상호의 땀과 눈물이 배어있는 그 돈은, 만주 벌판에서 일본군과 싸우는 독립군들에게 전달될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조선 독립의 불씨를 지피는 기름이 될 것이었다.

곧올재 너머로 아침 안개가 걷히고 있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어둠을 뚫고 찾아온 새벽처럼, 언젠가는 조선에도 광복의 아침이 올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이산갑은 오상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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