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반란(147)

벗의아들

by seungbum lee

벗의 아들
오진삼. 그는 이기영이 무관으로 복무할 때 함께 싸웠던 동료였다. 포졸(捕卒) 출신이었지만, 용맹과 의리로 이기영의 신뢰를 얻었던 인물이다.
"진삼이는 지금 어찌 되었느냐?"
"삼 년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오상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전투에서 입은 상처가 덧나서...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이기영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랬구나... 진삼이가..."
그는 오상호의 손을 잡았다.
"네 아버지는 훌륭한 분이셨다. 나를 여러 번 구해주셨지. 그런데 내가 아무것도 보답하지 못했구나."
"아닙니다, 선생님. 아버님께서는 생전에 선생님 이야기를 자주 하셨습니다. 이기영 장군은 의로운 분이라고, 언젠가 큰 뜻을 이루실 분이라고."
"큰 뜻이라... 나는 다만 후학을 기를 뿐이다."
이기영이 오상호를 자세히 보았다. 청년의 눈에는 배움에 대한 갈망이 가득했다.
"좋다. 너는 오늘부터 내 제자다. 그리고..."
그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내 아들 충헌(忠憲)이가 곧 관직을 받아 수령으로 나갈 것이다. 네가 그 아이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
"아들분을요?"
"그렇다. 충헌이는 학문은 뛰어나지만, 세상 물정에는 어둡다. 네 아버지처럼 실무에 능한 사람이 옆에 있어야 한다."
오상호가 깊이 절했다.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목숨을 다해 도련님을 모시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오상호는 이기영의 제자가 되었고, 동시에 이충헌의 청지기(廳直)가 될 준비를 시작했다

keyword
월, 화,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