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편의점에는 보통 저녁 8시 정도가 되면
입원환자들이 저녁 드시고 난 후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간식거리를 사러들 많이 오신다.
경쾌한 발걸음으로 봉지를 들고 폴대를 밀며
한 아주머니께서 들어오셨다. 과자코너부터 빵코너, 음료코너까지 차근히 다니시면서 바구니에 가득 차다 못해 넘칠 만큼 이것저것 몽땅 담아 오셨다.
"우와 한 바구니 가지고 오셨네요 어머니~
나눠드시는 거세요? "
"아니야~ 그거 다 내 식량이야 호호호 "
"다 어머님 혼자 드시는 거라고요?
어머나, 보통 어머니 나이분들은 과자 같은 거 잘 안 드시잖아요 "
"그렇지, 웃기지? 원래는 나도 과자 이런 거 먹지도 않았어. 근데 아프고 나서 항암 하러 병원 입원할 때마다 입맛이 없어서 한 번씩 먹기 시작했는데 맛나더라고. 오히려 지금 건강을 더 생각해야 되는데 이런 거 먹고 참 웃기지?
근데 말이야, 항암 하느라 병원에 있는 동안에 참 많은
생각이 들고 입맛도 떨어지고 적적한데 이런 거 먹다 보면 희한하게도 그런 게 쫌 없어지고 기운이 나,
매번 이런 거 먹는 재미로 버티다가 퇴원한다니깐"
"그러셨구나. 뭐든지 어머니만 행복하고 즐거우시면 되는 거죠"
"그럼 그럼. 내가 맛있게 먹으면 그것이 약이야.
내가 항암 하러 입원할 때마다 이 편의점은 돈 번다니깐.
내가 이렇게 많이 사가니깐~~ 호호 "
"정말 그러네요. 감사합니다 어머니^^
그래도 몸에 좋은 거 꼭 챙겨 드셔야 해요 "
챙겨 오신 봉지에 차곡차곡 마음도 함께 가득 담아
어머니의 따뜻한 두 손에 꼭 쥐어드렸다.
어머니 건강하세요 꼭 건강하세요.
꼭 다 나으셔서 앞으로는 과자 사러 오실 일 없으셔야 해요.